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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車車] “여전히 조용히, 묵직하게”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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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車車] “여전히 조용히, 묵직하게”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 시승기

신형 없어도 괜찮은 차, OTA로 이어진 ‘볼보식 품격의 완성’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7-26 09:05

볼보 V90 CC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볼보 V90 CC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볼보의 왜건형 플래그십, V90 크로스컨트리를 시승했다. 새로운 XC90과 S90이 등장한 시점이지만, 오히려 V90 크로스컨트리의 존재감은 더 또렷해졌다. 눈에 띄는 큰 변화 없이도 여전히 ‘충분한’ 차. 이번 시승을 통해 확인한 건 바로 그 점이었다.

디자인은 익숙하다. 볼보 특유의 절제된 실루엣과 간결한 디테일은 ‘90’ 시리즈 특유의 기품을 그대로 유지한다. 좋게 말하면 오래된 모델도 차별받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 신형 모델들의 등장과 함께 볼보는 티맵(TMAP) 내장과 구글 OS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시행했고,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차량들도 동일하게 최신 기능을 지원받는다. 하드웨어는 바뀌지 않아도 소프트웨어는 항상 최신이라는 전략이다.

시승차 역시 OTA 적용 대상이다. 버튼 배열이나 센터패시아는 큰 변화 없이 익숙함을 유지했고, 주행 중 티맵을 통한 경로안내, 음성 명령 기반의 구글 어시스턴트, 간결한 메뉴 구성은 장거리 여행에서 편안한 동반자가 되어줬다.

차체는 전장 4945mm, 전폭 1895mm, 전고 1545mm, 휠베이스는 2941mm로, 웬만한 대형 SUV 못지않은 공간을 제공한다. 뒷좌석 레그룸과 트렁크 공간 모두 여유롭고, 루프라인이 낮지 않아 성인 4인이 편안히 탈 수 있다. 왜건 특유의 길쭉한 프로포션은 세단보다 여유롭고 SUV보다 차분하다. 포멀한 자리에서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가족여행이나 캠핑 등 캐주얼한 상황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볼보 V90 CC 인테리어 사진=볼보이미지 확대보기
볼보 V90 CC 인테리어 사진=볼보

주행에선 ‘볼보다움’이 진하게 묻어난다. 시승차는 B6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돼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kg·m를 발휘한다. 전자식 사륜구동(AWD)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있다. 제로백은 6.4초에 불과하지만, 퍼포먼스를 과시하기보다는 ‘품격 있는 출력’에 초점을 맞췄다.

스티어링은 날카롭지 않지만 안정적이다. 무게감 있는 차체가 노면을 부드럽게 눌러주며, 고속에서도 차분한 움직임을 유지한다. 서스펜션은 부드럽고 탄탄하며, 과속방지턱에서도 하중 분산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 ‘90’ 시리즈답게 드라이빙보다는 안정감, 재미보다는 신뢰가 중심이다.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는 여전히 충실하다. 파일럿 어시스트, 차선 유지 보조, 전방 추돌 방지 등은 탑승자에게 높은 신뢰를 준다. 다만, 주차 시 차가 판단한 위험 상황에 즉각 개입해 급제동을 걸 때가 있다. 문제는 이 브레이크가 너무 과격하다는 점. 실제로 몇 번은 정면이나 후방에 접촉이 없었음에도, 차량이 갑자기 멈추며 마치 부딪힌 것 같은 충격을 줬다. ‘과하긴 해도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볼보의 원칙이 느껴지는 부분이지만, 좀 더 매끄럽게 제어되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결론적으로, V90 크로스컨트리는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시점에서도 ‘나는 여전히 충분해’라고 말하는 듯한 차다. 화려한 디자인 변화 없이도 신뢰를 주는 외형, OTA로 진화하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언제나 차분하고 든든한 주행 감성이 마음에 와닿는다. 그리고 새 차가 나왔지만, 굳이 바꿔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해주는 차. 볼보는 그렇게 조용히, 묵직하게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프리미엄에 붙는 가격은 7250만원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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