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도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최근 자율 트럭 운송 회사인 봇 오토(Bot Auto)가 무인 트럭을 처음으로 운행했다. 그것도 사람이 운전석에 타지 않은 채로 말이다. 봇 오토는 본사가 있는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인간 없는' 왕복 주행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2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봇 오토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 회사의 SAE(미국 자동차 공학회,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의 레벨 4 자율주행 트럭이 운전석이나 원격 지원 없이 정해진 구역 내에서 스스로 움직였다. 약 40마일(약 64km)을 55분 동안 왕복했다. 주행 경로는 휴스턴 외곽 케이티에 있는 트럭 주차장을 출발해 미국 90번 고속도로와 10번 주간 고속도로, 그리고 일반 도로까지 모두 포함했다. 해가 질 무렵 주행을 시작해 밤과 낮의 항해를 모두 보여줬다.
봇 오토의 창업자이자 CEO인 샤오디 허우(Xiaodi Hou) 박사는 이번 주행이 "목적지가 아닌 경유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은 안전하고 일관되게 '마일당 인건비'를 능가해야 성공"이라고 말했다. 봇 오토에게 '인간 없는' 주행은 운전석뿐 아니라 원격 조이스틱을 잡는 사람조차 없다는 의미다.
이번 주행은 봇 오토의 기술력과 안전 프로토콜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였다. 봇 오토는 회사를 세운 지 불과 2년 만에 이 성과를 이뤄냈다. AI 기술과 레이저에 집중하는 봇 오토만의 접근법이 통했다는 증거다. 다른 회사와 달리 봇 오토는 운송 서비스(TaaS, Transportation-as-a-Service)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행에 앞서 트럭은 수많은 안전 테스트를 거쳤다. 여러 겹의 안전 보호막이 트럭에 적용됐다. 주요 시스템의 이중화(백업 시스템)는 필수였다. 끊임없는 상태 모니터링 기능도 탑재됐다. 또한, 어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멈추는 '최소 위험 폴백' 기능도 갖췄다. 이 모든 장치는 정상 운행 중에는 의도된 성능을 유지하고, 예기치 않은 사고에 안전하게 대처하도록 설계됐다.
운전석 안팎의 여러 대의 카메라가 모든 순간을 기록했다. 트럭은 신호등과 구급차에 반응했고, 다른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 때도 안전하게 차선에 합류했다. 고속도로 육교를 매끄럽게 통과했다. 차선에서 벗어나는 다른 차량을 감지하고 속도를 줄이기도 했다. 심지어 고속도로에서 차선이 구부러지는 구간을 안전하게 파고드는 모습까지 담겼다.
봇 오토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로 휴스턴과 샌안토니오 사이에서 완전 자율주행 상용 트럭을 운행해 왔다. 이번 검증 성공을 바탕으로 앞으로 몇 달 안에 두 거점(허브)을 잇는 최초의 '인간 없는 상업 운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왜 '텍사스'인가?: 자율 트럭의 격전지
텍사스는 봇 오토 외에도 여러 자율 트럭 회사의 혁신이 한데 모이는 중심지가 됐다.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토크 로보틱스(Torc Robotics)도 지난 5월 포트워스에 첫 자율 트럭 거점을 열었다. 토크 CEO 피터 슈미트는 "우리는 단순히 시설 하나를 더 연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의 미래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오로라 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은 이미 5월부터 텍사스에서 상업용 자율주행 트럭 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달라스와 휴스턴 사이에서 무인 고객 배송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엘패소와 애리조나 피닉스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플러스AI(PlusAI)는 인터내셔널 모터스와 협력 중이다. 이들은 2세대 자율주행 차량으로 고객 차량 테스트를 시작했다. 현재 라레도와 달라스 사이의 고속도로를 따라 시험 주행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자율 트럭 회사들은 하나둘씩 텍사스에 모여들고 있다. 봇 오토의 이번 성공적인 무인 주행은 자율 트럭 운송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