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스텔란티스의 안토니오 필로사(Antonio Filosa) CEO. 사진=스텔란티스
유럽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사장들이 유럽연합(EU)의 2035년 휘발유 엔진 판매 금지 조치 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규제가 완화되면 유럽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스텔란티스 대표와 유럽 자동차 산업 단체는 EU 집행위원회가 전기차 판매만 강요할 경우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를 것이라고 4일(현지 시각) 경고했다.
스텔란티스의 안토니오 필로사(Antonio Filosa) CEO는 브뤼셀이 2035년 휘발유 엔진 금지 조치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처럼 소비자에게 원하는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로사 CEO는 "규제에 크고 시급한 변화가 있다면 분명히 우리는 유럽에 대한 투자를 배가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 사례를 들었다. 미국의 합리적인 규제 변화가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스텔란티스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대응해 향후 4년간 미국에 기록적인 13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전기차보다 수익성이 높은 휘발유 및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유럽에서는 높은 생산 및 인건비와 부진한 소비자 수요 때문에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유럽 자동차 산업 단체 아세아(Acea)의 대표이자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켈레니우스(Ola Källenius) CEO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경고했다. 업계가 전기차만 판매하도록 강요받아 시장이 더 위축된다면 EU 집행위원회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자동차 생산량은 현재 중국과 미국과 달리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현저히 낮다. 스텔란티스는 수요 부진으로 10월 유럽 전역에서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필로사 CEO는 현재 유럽 자동차 산업이 팬데믹 이전보다 300만 대 적은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0개 자동차 공장의 생산량에 해당한다.
업계 사장들은 유럽 산업 체인의 취약성도 함께 경고했다. 최근 네덜란드 칩 제조업체 넥스페리아 사태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인한 혼란이 있었다. 이는 중국이 공급망을 통제하는 기술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위험을 다시 드러냈다. 필로사 CEO는 "우리가 자치권을 구축하지 않으면 더 많은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등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우려를 표했다. 넥스페리아 통제권 인수를 둘러싼 중국과의 분쟁으로 인한 칩 부족 때문에 유럽 공장의 폐쇄가 임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현재 일부 칩의 국외 배송을 허용했지만, 업계는 길어진 승인 절차와 민감한 정보 제출 요구 가능성을 우려한다.
브뤼셀은 이미 2025년 기업별 배출 감소 목표 규정을 완화했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3년에 걸쳐 규칙 준수를 분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2035년 금지 조치에 대한 검토를 12월로 앞당기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규제가 더 완화되더라도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변경 사항이 유럽이 중국과 미국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할 만큼 신속하고 과감하게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최근 르노의 프랑수아 프로보스트 CEO도 브뤼셀의 규제 "쓰나미"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그는 "연말 이전에 발전이 필요하며,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자동차 산업의 쇠퇴를 조율하고 있다. 너무 늦지 않았다. 가능하지만 긴급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