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빌리티

글로벌모빌리티

현대모비스 주도, 삼성·SK 등 23개 기업 'K-車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의기투합

메뉴
0 공유

뉴스

현대모비스 주도, 삼성·SK 등 23개 기업 'K-車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의기투합

제1회 'ASK' 포럼 개최... 핵심 반도체 국산화 가속 및 외산 의존도 해소 기대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9-30 07:44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제1회 ASK 2025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이미지 확대보기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제1회 ASK 2025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국내 차량용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생적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현대모비스 주도로 국내 완성차, 팹리스, 파운드리, 연구기관 등 23개 기업 및 연구기관이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이는 민간 주도의 ‘K-車반도체’ 협력의 첫 사례로, 외산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29일 경기도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Auto Semicon Korea, ASK)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한국전기연구원 등 국내 차량용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급 및 임원 8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그동안 유럽과 북미 등 일부 해외 업체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자생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민간 주도로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티어1(Tier 1) 부품사로서 완성차와 반도체 기업을 잇는 전략적 위치에 있으며, 반도체 설계(팹리스) 및 공급망 관리자 역할까지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이규석 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독자적인 반도체 설계 역량 확보와 함께 팹리스 및 디자인 하우스와의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IT나 모바일에 특화된 기업들의 신규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이를 통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주요 기업들이 생태계 구축에 의기투합한 배경은 외산 의존도 해소와 안정적인 국내 공급 체계 구축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혹독한 환경을 견뎌야 하는 내구성과 신뢰성 때문에 신규 진입 장벽이 높아,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4% 수준(대부분 메모리)에 그치는 실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협력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향후 무역 분쟁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이 협력 체계는 연구개발(R&D) 속도 경쟁에서 큰 이점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박철홍 전무는 "차량용 반도체는 제어기와의 상호 최적화가 중요하며, 현대모비스가 사양 정의와 실차 기반 검증을 지원해 개발 속도를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력반도체 등 핵심 부품을 통합 개발할 경우 최대 2년 가까이 연구개발 속도를 단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올해 자체 개발한 전원, 구동, 통신 등 총 16종의 반도체를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 중이며, 수량은 2천만 개에 이른다. 공동 개발을 마친 글로벌테크놀러지(차세대 램프 반도체)와 동운아나텍(구동 반도체) 등의 협력사들은 조만간 양산을 앞두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를 시작으로 ASK를 국내 대표 차량용 반도체 포럼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 1회 정례화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스타트업이나 기존 반도체 유관기술 보유 기업의 신규 참여를 독려하고, 관련 협회와 주요 기관에도 문호를 넓힐 계획이다. 또한, 최근 국제표준 ISO 26262 인증을 획득하며 확보한 연구개발 노하우를 협력사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할 방침이다.

한편,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9% 이상 성장하여 2030년에는 약 1,380억 달러(한화 약 200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주요 수주 품목인 ADAS, 인포테인먼트, 전동화용 반도체가 전체 시장의 약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저작권자 © 글로벌모빌리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