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신차 과잉 공급으로 인한 '비합리적 경쟁'을 막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고 22일(현지 시각) 카익스퍼트가 보도했다. 그동안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산업 전반의 건전성이 위협받는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정부의 개입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가격 인하 시대를 끝내고, 소비자들에게는 더 높은 가격에 더 나은 품질의 차량이 제공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주 국무원 보고서를 통해 중국 당국은 자국 내 신차 공장의 과잉 생산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는 그동안 부인해왔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2024년 중국 자동차 생산 능력 가동률이 49.1%에 불과하다는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총 3180만 대의 신차가 생산되었음을 감안하면, 현재 중국의 연간 자동차 제조 능력은 약 5550만 대로 전 세계 판매량의 3분의 2 이상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중국 관영 언론은 정부가 과잉 생산으로 인한 '비합리적 경쟁' 분위기를 억제하고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익보다는 시장 점유율 유지에 더 집착하는 현실을 반영해 국내 자동차 공급망 전반의 가격, 비용, 제품 품질을 면밀히 감시할 예정이다. 지난 3년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중국 소비자들은 신차를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지만, 이는 업계 전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이후 판매량이 3배 이상 증가했다. 2024년 중국 내 신차 판매량은 3310만 대에 달했지만, 호주를 포함한 해외 시장으로는 2200만 대 이상이 수출되었고, 호주 시장 수출량은 5만4344대에 불과해 전체 해외 출하량의 0.2% 미만을 차지했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마일리지 제로 자동차' 관행이다. 이는 해외로 차량을 배송하기 전에 국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국내에서 판매된 것으로 기록한 후 중고차로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GWM 회장 웨이젠쥔이 2025년 5월 이를 비판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관행은 중국 내 판매량을 부풀리고 가격 인하를 부추겨 이익률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으며, GWM은 이러한 관행의 공개적인 폐지를 촉구했다.
수백 개의 브랜드가 통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의 수십 개 자동차 제조업체 중 실제로 수익을 내는 곳은 BYD, 지리자동차(볼보, 폴스타, 로터스 등 지배), SAIC(MG, LDV, IM 모터스) 등 소수에 불과하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추월한 BYD 역시 올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3분의 1 이상 감소하는 등 가격 경쟁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매출 증가가 동반되지 않는 가격 인하와 그에 따른 이익 감소는 품질, 혁신, 투자에 대한 관심을 저해하고, 나아가 정부의 세수 감소와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의 지속 불가능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의 관세 장벽 속에서 더욱 복잡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수출은 과잉 생산 능력을 해소하는 한 가지 방법이지만, 관세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로 하여금 BYD가 2024년 태국에 공장을 설립한 것처럼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을 확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BYD는 또한 멕시코와 브라질에서 자동차 생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올해 말 헝가리에서 새로운 유럽 조립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