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한국 법인 매각을 두고 ‘사실상 철수’라는 해석과 서비스 품질 저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를 구조적 재편의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과거 포르쉐 사례처럼, 초기 딜러 중심 체제가 오히려 시장 안착의 디딤돌이 된 전례도 있다.
포드코리아가 사명을 ‘FL오토코리아’로 바꾸고 국내 딜러사 선인자동차에 소유권을 넘긴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브랜드만 남긴 채 사업을 철수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프리미어모터스와의 딜러 계약 종료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수가 줄어들면서, 소비자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른다.
하지만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를 단순한 ‘축소’가 아닌 운영 효율화를 위한 구조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판매량 감소와 딜러사의 경영 악화라는 현실 속에서, 복수 딜러 체제를 유지하는 것보다 단일 주체 중심의 책임 경영이 오히려 서비스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리미어모터스는 모회사 경영 악화로 회생 절차가 중단된 상태였고, 전시장 운영도 사실상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런 조건에서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 불안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르쉐도 ‘딜러 체제’로 출발했다
이번 논란을 두고 업계에서 자주 언급되는 사례가 바로 포르쉐코리아 설립 이전의 한국 시장 구조다. 포르쉐는 한동안 국내 딜러가 판권을 보유한 형태로 운영되다가, 시장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뒤에야 본사 직영 법인인 포르쉐코리아를 출범시켰다.
즉, 초기에는 딜러 중심 체제, 이후 시장 성숙 단계에서 직영 체제로 전환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포르쉐는 한국에서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딜러 중심 구조가 반드시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인식은 과도하다”며 “오히려 책임 소재가 명확해지고 투자 집중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수’보다 중요한 건 ‘질’
서비스센터 수가 줄어드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물리적 개수’보다 운영 효율과 품질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수입차 시장은 판매량 감소로 과잉 인프라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포드·링컨의 국내 판매량은 이미 2022년 이후 1만 대 아래로 내려왔고, 지난해에는 5000대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네트워크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또한 보증 수리, 리콜, 정비 서비스는 본사 기준과 글로벌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운영 주체가 딜러사로 바뀌었다고 해서 기술적 서비스 품질이 즉각 저하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시장에서 퇴장보다 위험한 건 방치”
일각에서는 포드의 이번 결정을 “한국 시장 중요성이 낮아진 결과”로 해석하지만, 반대로 **완전 철수가 아닌 ‘운영 방식 조정’**을 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는 시각도 있다.
만약 포드가 한국 시장을 포기했다면 법인 자체를 청산하는 방식도 가능했지만, 브랜드와 판매·서비스 체계를 유지하는 선택을 했다. 이는 최소한 기존 고객에 대한 책임은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보다, 구조를 조정해 최소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하는 편이 소비자에게 더 낫다”며 “지금은 양보다 질의 시기”라고 말했다.
‘위기’보다 ‘과도기’
포드코리아 매각을 둘러싼 논란은 결국 한국 수입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시장이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브랜드들은 무작정 확장보다는 선별적 투자와 효율 중심 전략을 택하고 있다.
과거 포르쉐가 딜러 체제에서 직영 체제로 발전했듯, 포드 역시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재정비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의 변화가 곧바로 소비자 불편이나 서비스 후퇴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재편의 한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