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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트럼프 관세’ 직격탄 맞다.. 스텔란티스 “온타리오 공장 미국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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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트럼프 관세’ 직격탄 맞다.. 스텔란티스 “온타리오 공장 미국 이전”

130억 달러 투자도 계획.. 온타리오 정부 “법적 대응” 강경 대처 선언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10-16 08:48

스텔란티스의 캐나다 온타리오 자동차 제조 공장.이미지 확대보기
스텔란티스의 캐나다 온타리오 자동차 제조 공장.
다국적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핵심 자동차 생산 시설의 일부를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캐나다 자동차 산업이 큰 충격에 빠졌다고 15일(현지 시각) 외신이 보도했다. 노동조합은 이 결정이 "트럼프의 제단에서 캐나다 일자리를 희생시키는 행위"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자동차 부품 및 차량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나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스텔란티스의 움직임이 "현재 미국의 관세와 잠재적인 향후 미국 무역 조치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공식 규정했다.

캐나다 브램턴 공장, 미국 일리노이로 이전


스텔란티스는 미국 내 사업 확장을 위해 130억 달러(약 18조 4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역사상 회사의 단일 최대 투자 규모다.

이 확장 계획의 핵심은 2027년에 일리노이주에 있는 벨비데어(Belvidere) 조립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이다. 이 공장은 현재 온타리오주 브램턴에서 생산하던 지프 컴퍼스(Jeep Compass) 모델의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브램턴 공장에서는 약 3000명의 직접 고용 근로자가 위험에 처했다. 부품 제조업체 등 협력 업체를 포함하면 약 1만2000명의 광범위한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스텔란티스는 미국으로 생산을 옮김으로써 새로 부과된 모든 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된다. 회사는 이미 올해 상반기 동안 27억 달러(약 3조 8000억 원)의 순손실을 보고했다. 추가적인 재정적 어려움을 예상했다.

캐나다 최대 민간 부문 노조인 유니포(Unifor)는 이 결정에 격분했다. 라나 페인 유니포 회장은 정부가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페인 회장은 "그들은 트럼프로부터 압력을 느끼고 있다. 그들이 우리로부터의 압력을 느끼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기서 패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타리오 윈저 조립 공장 직원들이 2026년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하이브리드 출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스텔란티스이미지 확대보기
온타리오 윈저 조립 공장 직원들이 2026년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하이브리드 출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스텔란티스


오타와, '채무 불이행 간주' 법적 대응 카드 꺼내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스텔란티스의 결정에 대해 "극도의 우려"를 표명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졸리 장관은 안토니오 필로사 스텔란티스 CEO에게 서한을 보냈다. 그녀는 회사가 캐나다 정부 및 온타리오 주정부와 맺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했다.

스텔란티스는 2022년 5월 연방 및 주 정부로부터 총 50억 달러(약 7조 100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약속받는 대가로 브램턴 공장을 포함한 '완전한 캐나다 입지'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 약속에는 브램턴 시설 혁신에 36억 캐나다 달러(약 3조 6000억 원)를 투자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졸리 장관은 서한에서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우리 계약에 따라 채무 불이행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총리도 단호했다. 그는 브램턴 공장에 대해 "나는 그들에게 한 푼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타리오 주정부 대변인은 회사가 자동차 협정의 조건, 특히 프로젝트 이정표와 일자리 창출 관련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정부 자금을 받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캐나다, 무역 전쟁 속 고립되나


스텔란티스의 이번 움직임은 미국이 캐나다에서 차량 조립을 빼내기를 원한다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상무장관의 발언이 나온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발생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CUSMA) 검토를 통해 북미 자동차 부문에 대한 보다 확실한 무역 환경이 확립될 때까지 신규 투자 결정이 계속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무역 전쟁 속에서 트럼프와 최종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캐나다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 대표인 플라비오 볼페는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사들은 영향을 흡수하고 재협상을 기다리지만, 스텔란티스는 다른 길을 택했다. 볼페는 "회사는 브램턴 공장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지프 컴퍼스가 아니라면 다른 차량을 조립할 것을 촉구했다.

볼페는 스텔란티스의 약속 철회가 캐나다 경제에 대한 투자 잠재력 상실이라는 더 큰 우려를 낳는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 전쟁에 이어 미-캐나다 무역 갈등이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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