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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다 하이브리드.. 호주 EV 판매량 2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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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다 하이브리드.. 호주 EV 판매량 2년 만에 최저

정부 보조금 축소 영향.. 내연기관 안전망 갖춘 PHEV로 눈 돌려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5-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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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전기차(EV) 판매량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더 많은 호주 소비자들이 순수 전기차 대신 전통적인 내연기관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주행 거리 안전(range safety)'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호주 자동차 협회(Australian Automobile Association, AAA)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첫 3개월 동안 판매된 EV는 1만7914대에 불과했으며, 이는 호주 전체 차량 판매량의 6%를 약간 넘는 수치다. AAA 분기별 차량 보고서에 따르면 EV 판매가 이 수준에 도달한 것은 2023년 같은 기간 동안 1만7396대가 판매된 이후 처음이다.

2025년 1분기 데이터는 또한 EV가 시장 점유율 하락을 겪었음을 보여준다. 2024년 마지막 3개월 동안 2만1331대의 EV가 판매되어 전체 차량 판매의 7.42%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전 분기 대비 시장 점유율이 1.12% 하락한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소비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토니 웨버(Tony Weber) 연방자동차산업회의소(Federal Chamber of Automotive Industries) 회장은 카가이드(Carsguide)와 인터뷰에서 적절한 정부 지원 없이는 전기차 판매가 회복될 수 없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보조금은 많은 주요 시장에서 EV 정책 성공의 핵심으로 남아 있다"며, "유럽 시장과 뉴질랜드를 포함한 전 세계 다른 시장에서는 정부가 보조금을 줄이면서 전기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완화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호주 역시 보조금 정책 변화가 전기차 판매 둔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전기차 판매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경 보호 노력이 희생된 것은 아니다. 호주인들은 순수 전기차에서 다소 멀어졌지만, 그렇다고 가솔린 전용 엔진으로 완전히 돌아선 것도 아니었다.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이 호주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판매량이 급증했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판매량은 2025년 첫 3개월 동안 거의 두 배 증가한 1만3698대를 기록하며 시장의 거의 5%를 차지했다. 이는 2024년 마지막 분기의 7556대(2.63%)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PHEV는 더 먼 거리와 더 넓은 주행 범위를 허용하고, 충전 및 주행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내연기관 엔진의 '안전망'을 포함하는 환경적 대안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판매된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 수도 4만2618대에서 4만6115대로 증가했다.

전통적인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차량은 2025년 1분기 동안 호주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판매량을 차지했지만, 판매량은 소폭 하락했다. 20만6800 대 이상이 판매되어 호주 전체 판매량의 72.68%를 차지했으나, 이는 2024년 말에 비해 약 1만대의 판매량과 거의 2.5%의 시장 점유율 감소를 나타낸다.

전기차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거래가 회복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 위원회(Electric Vehicle Council)의 아만 구아르(Aman Guar)는 "FBT(종업원 복리후생세) 면제 이후의 하락이 항상 예상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의 해당 부문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누군가 어떤 종류의 EV를 선택하면 다시는 기존 자동차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EV의 일상적인 편리함, 즐거운 운전 경험 및 생활비 혜택이 매우 매력적인 패키지로 결합되어 이러한 매력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단기적인 판매 둔화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제공하는 근본적인 이점들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업계의 믿음을 보여준다.

호주 전기차 시장은 현재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의 약진과 함께 친환경차로의 전환이라는 큰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과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외부 요인들이 전기차 판매 회복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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