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자동차가 '모든 자동차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확고한 철학을 계승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모터1에 따르면, 2023년 초 아키오 토요다 전 CEO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사토 코지 현 사장이 전임자의 경영 철학을 충실히 이어받아 "재미가 없다면 자동차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결코 자동차를 상품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2017년 초, 아키오 토요다 당시 CEO가 "더 이상 지루한 차는 없다"는 전사적 포고령을 발표하며 토요타의 변화를 이끌었던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GR 야리스, GR 코롤라, 그리고 부활한 수프라와 같은 고성능 모델들을 통해 이러한 발언을 행동으로 증명해 보였다. 특히 사진 속 GR GT3 콘셉트카는 렉서스 배지를 달고 양산형 모델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으며, 수프라라는 이름 역시 BMW 기반 세대를 넘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약속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토 사장의 '재미있는 자동차' 발언은 토요타 라인업에서 가장 역동적이지 않은 모델로 평가받는 신형 RAV4 출시 직전에 발표되었다. 하지만 토요타는 320마력의 출력과 서스펜션 및 스티어링 업그레이드를 갖춘 GR 스포츠 버전이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재미없는 차'라는 비판을 방어하고 있다.
토요타가 스릴 넘치는 자동차에 집중하겠다는 공약은 렉서스가 V8 스포츠 세단의 마지막 시도가 될지도 모르는 IS500 얼티밋 에디션을 출시하기 직전에 더욱 강화되었다. 하지만 GR GT3에 완전히 새로운 V8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것이 8기통 고성능 차량의 마지막은 아닐 수도 있다. 다만, 토요타/렉서스가 자체 개발한 동종 엔진 중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토 사장은 가벼운 디자인 변경이나 점진적인 효율성 개선만으로는 더 이상 자동차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토요타는 고성능 브랜드인 가주 레이싱(Gazoo Racing) 모델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열정'을 일반 양산형 차량에도 불어넣는 데 전념하고 있다. 사토 CEO는 '모든 프로젝트 팀에 이러한 사고방식을 심어' 더욱 흥미로운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일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단순히 고성능 스포츠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토요타가 생산하는 모든 차량에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담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전용 스포츠카에 대한 질문에 사토 사장은 "매끈해야 한다"고 답하며 더 많은 모델이 출시될 것임을 암시했다. 그는 "때가 되면 흥미로운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GR GT3 외에도 토요타는 과거의 명차였던 셀리카의 부활에 대한 몇 가지 힌트를 남기며 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또한 소형 전기 쿠페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FT-Se 컨셉트카도 공개되었으나, 생산 버전은 2027년 이전에는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에 공개된 GR 야리스 M 컨셉트카는 미드십 스포츠카 MR2의 복귀를 알리는 초기 신호였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CEO 자리에서 물러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아키오 토요다 전 CEO는 여전히 내연기관을 탑재한 고성능 차량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마스터 드라이버로서 제가 정의하는 스포츠카란 휘발유 냄새와 시끄러운 엔진이 있는 차량"이라고 말하며,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속에서도 내연기관차의 감성을 잊지 못하는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