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산업 구조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차를 잘 만드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17일(현지 시각) 차이나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핵심 경쟁 우위가 제조(하드웨어)에서 서비스 생태계(소프트웨어와 모빌리티)로 이동하고 있다. 업계 싱크탱크인 China EV100은 이 변화를 선언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국가의 자동차 경쟁력은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전의 중심은 제조업 시대였다. 핵심 가치는 차를 만들고 파는 행위(쇠와 공장)에 있었으며, 기계 공학이 주요 기술 동력이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중심은 서비스 생태계 시대로 옮겨졌다. 새로운 핵심 가치는 차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서비스에 있으며, AI, 자율주행, 디지털 기술이 새로운 기술 동력이 된다.
China EV100의 장융웨이 사장은 이 변화의 규모를 예측했다. 그는 자동차 사용 중에 창출되는 서비스 산업 가치가 2028년까지 8조 위안(약 1600조 원)을 돌파하며 제조업의 가치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부품 교체나 유지 보수 같은 기존의 애프터마켓 규모만 해도 2028년까지 약 2조 1000억 위안(약 430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8조 위안 규모의 더 넓은 서비스 생태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차량 판매, 금융 및 보험, 에너지 솔루션(충전), 맞춤화, 갱신 서비스 등 모든 모빌리티 관련 경제 활동을 포괄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장 사장은 이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혁신과 AI 도구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 기업이 생태계 통합을 조율하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화웨이의 스마트 자동차 사업 부문인 선전 인왕 지능형 기술의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ADS 4.0으로의 업그레이드는 도시 보조 운전 사용률을 15%에서 거의 20%로 증가시켰다. 주차 시나리오에서의 사용률은 42%에 도달했다. 인왕 지능형 주행 제품 라인의 리원광 사장은 고속도로 레벨 3 자율주행은 2026년에, 도시 L4는 2027년에, 무인 트렁크 물류는 2028년에 대규모 채택될 것으로 예측했다. China EV100과 인왕이 발표한 보고서는 2025년에서 2027년 사이를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의 '황금 3년'으로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L4 자율주행은 주차 부족, 충전 복잡성, 애프터 서비스의 비효율성 등 시급한 도시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가진다. 스마트 주차 솔루션 제공업체인 키이탑의 순룽시 사장은 중국이 전국적으로 8천만 개 이상의 주차 공간이 부족하며, 주차 문제가 도시 교통 혼잡의 3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없이 스스로 주차하는 '발레파킹'을 통해 이 문제를 해소한다. 스타 차지 CEO인 리훙칭은 EV 충전의 불편함을 지적하며, 자동으로 주차, 플러그인, 충전, 결제가 이루어지는 완전 자동화 프로세스가 핵심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중심'에서 '생태계 중심'으로 산업 전환
장 사장은 이 모든 변화를 위해 협력을 촉구한다. 그는 자율주행은 단일 회사의 '원맨쇼'가 아니라고 밝혔다. 자동차 제조사, 기술 회사, 서비스 운영자, 정책 입안자 모두 표준화와 데이터 공유를 통해 협력해야 한다. 산업의 중심축을 '기술 개발'에서 '서비스 생태계 구축'으로 완전히 옮겨야만, 1600조 원 규모의 새로운 황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강력한 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