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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이후.. 유럽 자동차 제조사 승자와 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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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이후.. 유럽 자동차 제조사 승자와 패자

미국 공장서 많이 생산하는 BMW·벤츠 웃고, 폭스바겐-볼보는 울고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7-09 06:53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에 위치한 BMW 공장. 사진=BMW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에 위치한 BMW 공장. 사진=BMW
트럼프 관세 이후 유럽 자동차 제조사 승자와 패자는 누가 될까? 8일(현지시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발 관세 파고를 넘기 위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연합(EU)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수입에 25%의 높은 관세 부과를 재개한 이후, 브뤼셀은 이 관세를 완화하기 위한 잠재적 합의를 모색 중이다. 이는 미국 내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EU로부터 차량을 수입할 때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협상안은 미국에 주요 생산 시설을 둔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분명히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며, 미국 생산을 통해 관세 노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EU 자동차에게 중요한 것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유럽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자동차는 약 75만8000대로, 총 389억 유로(약 62조 원)에 달했다. 이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수출된 차량의 4배가 넘는 수치다.

한 EU 외교관은 자동차가 EU에게 '레드라인'이라며, 자동차에 대한 양보가 어떤 협상에서든 필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 자동차 생산을 부활시키기를 원하고, 브뤼셀은 높은 에너지 비용과 중국과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국 산업을 위해 시장 개방을 원하고 있어 브뤼셀과 워싱턴은 상충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누가 승자가 될까?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수출을 EU로부터 수입과 상계하는 메커니즘을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 모두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BMW는 2024년에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 약 22만5000대를 수출했고, 미국 시장에서는 약 40만 대 자동차를 판매했다. 다른 시장에서 수입한 자동차는 약 17만5000대로, 수출량보다 적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앨라배마주 터스컬루사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 약 3분의 2, 즉 2024년 생산량 기준으로 약 17만 대를 수출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약 32만4528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다른 국가에서 약 23만5000대를 수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뉴욕 매장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벤츠 뉴욕 매장


누가 손해를 볼까?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은 혜택을 보지 못할 것이다. 폭스바겐은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 대부분을 현지에서 판매하고 수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 때문에 외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현지 생산 확장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 크레딧에 대한 워싱턴 동의를 얻으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예를 들어, 폭스바겐은 현재 모든 차량을 미국 시장으로 수입하는 아우디 브랜드 생산을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기존 시설을 확장하여 현지화할지 결정 중이다.

포르쉐도 현지 생산이 전혀 없고 모든 차량을 유럽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혜택을 보지 못할 것이다.

스텔란티스 영향은 미미


지프, 램, 크라이슬러 등 브랜드를 소유한 세계 4위 자동차 제조사인 스텔란티스는 이러한 합의에 심각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스텔란티스는 미국에 여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간의 자동차 수입 및 수출 흐름은 역사적으로 매우 적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생산된 트럭 소량과 알파 로메오, 마세라티, 피아트 브랜드의 유럽 생산 모델 소량이었다.

이 그룹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북미 차량 약 40%를 생산하고, 특히 멕시코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미국 관세에 훨씬 더 취약하다.

볼보 자동차는 확실한 손실


볼보 자동차는 미국 관세에 가장 많이 노출된 유럽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대부분 차량이 유럽에서 수입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그룹 판매량의 16%를 차지했다.

볼보 자동차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공장의 생산량을 확장하여 현재 그곳에서 생산되는 전기 EX90과 함께 새로운 모델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보는 새로운 차량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중형 SUV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볼보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중국 지리 그룹에 속한 폴스타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높은 미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찰스턴 공장에서 폴스타 3 SUV 생산을 시작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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