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2025년 미국과 한국 시장에서 기록적인 판매 성과를 거두며 프리미엄 스포츠카 브랜드로서의 저력을 과시했다. 전 세계적인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과 전동화 전환의 부침 속에서도 북미와 한국이라는 핵심 시장에서의 선전이 브랜드 전체의 수익성을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포르쉐 북미 법인에 따르면 2025년 미국 내 판매량은 7만6219대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고치였던 2024년의 7만6167대보다 단 52대 많은 수치로, 간신히 신기록을 경신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북미 시장의 성장을 이끈 주역은 SUV 라인업인 마칸과 카이엔으로, 각각 2만7139대와 2만314대가 판매되며 전체 실적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브랜드의 상징인 911 또한 1만3574대가 인도되며 스포츠카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재확인했다.
한국 시장의 반등은 더욱 극적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 결과 포르쉐 코리아는 2025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총 1만746대를 판매하며 다시 한번 '1만 대 클럽'에 안착했다. 이는 8284대에 그쳤던 2024년 대비 약 30%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고가 법인차에 대한 연두색 번호판 부착 의무화 등 제도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의 포르쉐 선호 현상은 오히려 강화되었다. 특히 카이엔과 더불어 전동화 모델들의 판매 비중이 늘어나며 질적 성장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차 판매뿐만 아니라 인증 중고차(CPO) 사업의 약진도 돋보였다. 포르쉐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11% 증가한 4만8092대의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며 이 부문에서도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중고차 재고 증가라는 시장 흐름과 포르쉐 특유의 높은 잔존 가치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글로벌 전체 실적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포르쉐의 2025년 전 세계 판매량은 27만9449대로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다.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와 공급망 차질이 전체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에서의 선전 덕분에 글로벌 하락폭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었다. 포르쉐는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 전동화 마칸 등 신규 모델을 대거 투입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 탈환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