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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상징 벤츠, 독일 떠난다.. 생산 기지 폴란드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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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상징 벤츠, 독일 떠난다.. 생산 기지 폴란드 이전

인건비 부담 못견뎌 이전.. 노조 "용납할 수 없다" 시위 예고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9-18 14:35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자동차 생산 단지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자동차 생산 단지
독일 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가 독일 생산 기지 일부를 폴란드로 이전한다고 폴란드 방송사 TVP World가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높은 인건비와 구조조정 일환으로, 벤츠는 인기 상용밴 '스프린터(Sprinter)' 생산을 2029년 말까지 독일에서 폴란드로 점진적으로 옮길 계획이다.

TVP World는 독일 인건비가 폴란드보다 5배나 높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메르세데스-벤츠는 베를린 근교 루트비히스펠데 공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공장은 2200명 이상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간 약 6만 대 특수 스프린터 밴을 생산해 왔다.

특히, 전기차 시대에 맞춰 개발된 'e-스프린터' 생산이 폴란드로 이전될 예정이다. 이는 벤츠가 이미 2019년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엔진과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폴란드 남서부 자보르(Jawor)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의미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이번 결정은 독일 현지에서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노동조합과 지방 당국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루트비히스펠데의 노동조합 대표 토비아스 쿤츠만은 "메르세데스가 현장을 떠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시위를 예고했다. 지역 당국 역시 이 부지가 미래 밴 모델을 위한 시범 공장으로 전환되기를 원하고 있다.

브란덴부르크 경제부 장관 다니엘 켈레라는 "2030년 현재 고용 수준을 유지하면서 생산 중단을 완전히 상쇄할 해결책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주 정부와 회사, 노동자 간의 협상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번 결정에는 '전기차 플랫폼' 전환이 큰 영향을 미쳤다. 루트비히스펠데 공장은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인 '밴.EA(Van.EA)'의 시범 생산 시설로 지정됐었다. 하지만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량의 대량 생산은 이제 폴란드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번 생산 이전은 단순히 인건비 문제뿐만 아니라, 생산 효율성과 미래 전기차 전환이라는 복잡한 문제가 얽힌 결과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탈독일' 움직임이 다른 독일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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