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 신차 판매 시장의 승자는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올해 첫 8개월간 유럽 시장에서 하이브리드가 신차 판매를 압도했다는 새로운 통계가 나왔다.
29일(현지 시각) 유럽 제조업체 협회(ACEA)의 새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하이브리드는 전체 신차 판매의 34.7%를 차지했다. 신규 등록 대수는 248만 5069대를 기록했다.
유럽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체 판매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데는 특정 모델들의 활약이 컸다.
토요타그룹은 오랜 기술력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토요타 야리스 크로스(Yaris Cross)나 토요타 야리스 같은 소형차와 소형 SUV 모델이 높은 연비와 실용성을 앞세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코롤라(Corolla)나 C-HR 같은 준중형 모델 역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주력으로 내세우며 안정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인기 SUV 모델들도 강세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현대 투싼 하이브리드는 유럽 베스트셀링카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판매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유럽 브랜드 중에서는 르노의 아르카나(Arkana, 국내명 XM3) E-TECH 하이브리드가 출시 초기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텔란티스 그룹 역시 푸조 308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모델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의 강세 속에서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역시 눈에 띄게 성장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은 총 63만 1783대였다. 시장 점유율은 작년 동기 6.9%에서 8.8%로 증가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BMW 같은 고급 브랜드들이 PHEV 부문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 또한 지난 12개월 동안 수요가 크게 늘었다. ACEA 수치에 따르면,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12.6%에서 15.8%로 상승했다. 이는 전년 대비 30.2%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은 모두 판매 감소를 겪었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차량 등록은 급격히 줄었다.
휘발유 신규 등록은 19.7%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28.1%에 그쳤다. 경유(디젤) 차량은 더욱 심각했다. 판매량이 25.7% 감소하여 점유율은 9.4%에 머물렀다. 이는 유럽 시장에서 내연기관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종합적으로 볼 때, 2025년 첫 8개월 동안 모든 연료 유형을 통틀어 총 201만 2580대의 신차가 등록되었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에 비해 0.1% 소폭 감소한 수치다. 시장 규모 자체는 정체된 가운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의 연료 전환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