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이 심각한 재정난 극복을 위해 현금 흐름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4월 취임한 이반 에스피노사(Ivan Espinosa) CEO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인 'Re:Nissan'을 발표한 데 이어, 일부 유럽 및 영국 협력사에는 대금 지급 지연을 요청한 사실이 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닛산의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닛산은 협력사들에게 대금을 즉시 지급받거나, 혹은 추가 보상을 받는 대가로 지급을 연기하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즉시 대금을 받기로 할 경우 HSBC가 협력사에 선지급하고 닛산이 HSBC에 이자를 포함해 상환하는 방식이다. 이는 닛산의 당면한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일시적인 방편으로 풀이된다.
에스피노사 CEO는 지난달 약 1만9000 명의 인력 감축과 7개 글로벌 조립 공장 폐쇄를 포함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 'Re:Nissan'을 발표하며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결정이지만 닛산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대금 지급 지연 요청은 닛산의 내부 사정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에스피노사 CEO는 취임 이후 재정 압박 속에서도 회사 운영을 안정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닛산의 앞날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움직임이 중단되었다고는 하나,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체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닛산의 자구 노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