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의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는 예외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2일(현지 시각) 오토포스트에 빠르면, 아이오닉 9는 출시 6개월 만에 전 세계적으로 약 1만 5000대 가까이 판매하며 시장의 어려움을 뚫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현대차의 투자자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오닉 9는 지난 2월 국내 출시부터 8월까지 전 세계에서 1만 4391대가 팔렸다. 특히 해외 판매량이 눈에 띈다. 불과 4개월 만에 4745대를 판매하며 국내 판매량(4789대)을 바짝 따라잡았다. 미국 시장에서는 5월 데뷔 이후 3개월 만에 2086대가 판매됐다. 이는 예상치 못한 강세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가격 인상이 예상되면서 소비자들이 서둘러 구매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아이오닉 9의 성공은 현대자동차와 SK온의 전략적 협력 덕분이다. 아이오닉 9는 110.3kWh의 대형 NCM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는 일반적인 중형 전기차보다 최대 80% 더 많은 배터리 셀이 들어간다. 자연히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SK온은 현재 조지아 공장에서 현대차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은 북미에 35GWh 규모 합작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아이오닉 9 판매량이 늘면서 SK온은 미국 세액 공제 자격을 얻는 데 유리해졌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전략에도 큰 도움이 된다. 양사 간 시너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이 공장은 아이오닉 9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함께 생산할 계획이다. 오는 9월 말 전기차 인센티브가 만료될 경우,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9는 단순히 잘 팔리는 전기차가 아니다"라고 평가한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배터리 공급업체가 협력해 시장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아이오닉 9의 성공은 자동차 산업의 전체 가치 사슬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