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유럽에서 생산하는 순수 전기차, EV4 해치백 생산을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시작했다고 AutoEvolution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기아가 유럽 시장의 수요에 맞춰 전기차 생산을 현지화하고, 가파르게 성장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V4는 해치백과 패스트백형 세단으로 나온다. 해치백은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하고, 패스트백은 한국 오토랜드 광명 공장에서 만든다. 질리나 공장은 이미 유럽 기아 연간 판매량의 약 50%를 책임지는 핵심 생산 기지다.
EV4는 기아의 디자인 언어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바탕으로 EV6, EV9와 시각적으로 유사하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6볼트 시스템을 사용하는 EV6·EV9와 달리 EV4는 9볼트 시스템을 쓴다.
가장 큰 차이는 구동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후륜 구동인 EV6·EV9와 달리, EV4는 전륜 구동을 기반으로 한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향후 사륜구동 모델과 고성능 모델도 옵션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서 EV4는 뛰어난 가성비와 긴 주행거리를 내세운다. 기본 모델에는 58.3kWh 배터리를, 장거리 모델에는 81.4kWh 배터리를 탑재한다. WLTP 테스트 주기 기준, EV4 해치백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33km를 달릴 수 있다.
충전 속도도 준수하다. 3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10분이 걸린다. 이는 전기차 소비자들의 충전 편의성을 크게 높이는 장점이다.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독일 기준, EV4 해치백은 3만 7590 유로(약 6100만 원)부터 시작한다. 패스트백 모델은 4만 7140 유로(약 7670만 원)부터 구입할 수 있다.
기아는 질리나 공장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전환하기 위해 1억 800만 유로(약 29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전기차 배터리 전용 컨베이어도 새로 설치했다. 현재 이 공장에는 약 3700명의 직원과 600대 이상의 로봇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곳은 이미 기아의 내연기관 생산 거점이다. 연간 54만 개의 내연기관 엔진을 생산하는 곳이다. 기존의 생산 노하우를 전기차 생산에도 접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질리나에서 생산된 차량은 전 세계 80개 미만 시장으로 수출된다. 기아는 EV4를 시작으로 유럽 현지 생산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며,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