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자동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마존 오토(Amazon Autos)는 20일(현지 시각) 세계적인 렌터카 기업 허츠(Hertz)와 중고차 판매를 위한 첫 번째 차량 딜러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는 신차 판매를 위해 현대자동차와 손을 잡은 데 이은 두 번째 주요 사업으로, 거대 IT 공룡이 전통적인 자동차 유통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음을 알린다.
이번 파트너십은 댈러스, 휴스턴, LA, 시애틀 등 4개 주요 도시에서 시작해 허츠의 45개 전국 판매 지점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아마존과 허츠의 협력은 기존 중고차 시장의 경험을 완전히 뒤바꿀 가능성이 있다. 고객은 이제 아마존에서 상품을 쇼핑하듯, 차량을 검색하고, 금융 상품을 비교하고, 구매까지 완료할 수 있다. 모든 절차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구매를 마친 고객은 해당 지역의 허츠 지점을 방문해 차량을 직접 수령하면 된다. 허츠는 이를 위해 115개 항목의 정밀 검사, 12개월/1만2000마일(약 1만9000km) 파워트레인 보증, 그리고 마음이 바뀌면 7일/250마일(약 400km) 이내에 환불해주는 환매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전통적인 중고차 거래에서 소비자가 가졌던 불신을 해소하는 아마존식 ‘신뢰’ 전략이다.
허츠카 세일즈의 수석 부사장 제프 아담스는 "우리의 목표는 고객이 있는 곳에서(온라인이든 대면이든) 편리함과 자신감을 가지고 만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단순히 두 회사의 파트너십을 넘어 중고차 시장 전체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미 카바나(Carvana), 브룸(Vroom) 같은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이 시장을 혁신해왔다. 그러나 아마존의 등장으로 판은 완전히 달라졌다.
아마존은 거대한 고객 기반과 압도적인 브랜드 신뢰도를 갖췄다. 여기에 허츠는 방대한 규모의 잘 관리된 중고차 재고를 제공한다. 차량 상태가 보장된 렌터카가 공급망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협력 모델이 성공한다면,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나 버젯(Budget) 같은 다른 대형 렌터카 업체들도 아마존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고차 시장에 엄청난 공급 물량을 한꺼번에 풀게 되는 '초대형 태풍'을 불러올 수 있다.
아마존의 진격은 기존의 자동차 딜러십 모델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딜러십 방문을 원하지 않는다.
딜러들에게는 기술 플랫폼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고객 서비스'와 '금융 옵션'에 더 집중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경고로 들린다. 온라인의 편리함에 맞서, 직접 만나는 경험에서만 얻을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