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빌리티

글로벌모빌리티

“전기차는 아직” 스텔란티스, 유럽서 ‘디젤 부활’ 선언

메뉴
0 공유

뉴스

“전기차는 아직” 스텔란티스, 유럽서 ‘디젤 부활’ 선언

고객 수요 앞세워 전략 전면 수정… 푸조·알파로메오 등 7개 모델 디젤 복귀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2-16 09:30

알파로메오 토날레 디젤 모델 사진=스텔란티스이미지 확대보기
알파로메오 토날레 디젤 모델 사진=스텔란티스
지프, 푸조, 피아트 등 14개 브랜드를 거느린 글로벌 완성차 그룹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전동화 일변도였던 전략을 뒤집고 유럽 시장에서 디젤 엔진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브랜드의 공세 속에서 실제 소비자들이 원하는 파워트레인에 집중해 생존로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고객이 원하면 만든다”... 7개 차종 디젤 사양 재도입

스텔란티스는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포트폴리오에 디젤 엔진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일부 모델에서는 오히려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성장을 위해 고객의 요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2025년 말부터 유럽 시장 내 최소 7종 이상의 모델에 디젤 파워트레인이 다시 탑재되고 있다. 푸조 308, 오펠 아스트라, 시트로엥 베를링고 등 대중적인 모델은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인 DS의 DS 4와 DS 7도 디젤 라인업을 유지하거나 복구했다. 알파로메오의 토날레, 줄리아, 스텔비오 역시 지속적인 고객 수요에 대응해 디젤 버전을 계속 생산한다.

‘디젤게이트’ 이후 10년, 왜 다시 디젤인가?

유럽 내 신차 판매 중 디젤 비중은 2015년 약 50%에 달했으나,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이후 급격히 하락해 2025년 기준 7.7%까지 떨어졌다. 반면 순수 전기차 비중은 19.5%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스텔란티스가 디젤에 다시 주목하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이른바 ‘캐즘(Chasm)’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장거리 주행이 잦거나 무거운 짐을 실어야 하는 소비자들에게 디젤은 여전히 전기차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인 대안이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중국 브랜드들이 디젤 라인업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점도 스텔란티스에게는 틈새시장을 공략할 강력한 차별화 요소가 됐다.

미국선 V8 부활, 유럽선 디젤 유지… 전방위적 체질 개선

스텔란티스의 이러한 행보는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1년간 그룹 전체적으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 중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램 1500에 V8 헤미(Hemi) 엔진을 다시 얹었으며,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램의 순수 전기 픽업트럭 개발과 지프·크라이슬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일부를 과감히 정리했다.

이 같은 전략 수정은 전동화 목표 달성보다 당장의 수익성과 점유율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전기차 확장 계획 축소를 위해 약 222억 유로(약 38조 원) 규모의 비용을 처리하며 2030년 완전 전동화 목표를 시장 상황에 맞게 재조정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규제에 쫓겨 전기차에 올인하던 제조사들이 이제 현실적인 소비자 요구에 반응하기 시작했다”며 “스텔란티스의 디젤 부활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속도 조절을 상징하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저작권자 © 글로벌모빌리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