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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자동차 시장, '역사적 변곡점' 진입.. 중국車 공세 속 EV 성장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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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자동차 시장, '역사적 변곡점' 진입.. 중국車 공세 속 EV 성장 둔화

글로벌 과잉 생산, 경쟁 심화에 '구매자 시장'으로 전환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6-13 12:33

BYD 호주 시드니 쇼룸이미지 확대보기
BYD 호주 시드니 쇼룸
호주 자동차 시장이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변화의 물결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자동차 역사상 가장 극적인 변화 중 하나로 묘사하며, 급증하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약진, 냉각되는 전기차(EV) 시장, 그리고 공격적인 할인과 공급 과잉이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시장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고 13일 호주의 news.com이 보도했다.

연방자동차산업회의소(Federal Chamber of Automotive Industries)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호주 신차 인도량은 123만7287대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하반기 판매 개선 기대.. 금리 인하와 정부 차량 증가 영향


콕스 오토모티브 오스트레일리아(Cox Automotive Australia)의 기업 업무 매니저이자 애널리스트인 마이크 코스텔로(Mike Costello)는 올해 하반기에는 판매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호주중앙은행(RBA) 금리 인하가 하반기에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연방 선거 이후 정부 차량 증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상반기는 강세를 보였지만, 후반부 몇 달 동안은 경기 둔화 조짐을 보였다. 이는 제조업체들이 코로나 시대의 적체를 해소하고, 호주 구매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을 느끼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구매자 시장'으로 전환.. 공격적인 할인 경쟁 심화


이제 6월 30일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자동차 브랜드들은 공격적인 할인과 넉넉한 '드라이브 어웨이(Drive-away)' 거래(추가 비용 없이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는 가격)를 쏟아내고 있다. 코스텔로는 이러한 할인이 단순히 수요 둔화 때문이 아니라, 차량 공급 개선, 글로벌 과잉 생산, 그리고 경쟁 심화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재고 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딜러들은 협상 없이도 차량을 판매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판매자 시장'이 끝나고 진정한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것이 코스텔로의 진단이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 시대의 판매자 시장에서 구매자 시장으로 이동했다. 역사적 규범에 더 부합하는 차량 공급이 개선되어 인센티브와 할인이 다시 이루어졌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장들의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국 시장에서 공급 과잉에 직면하고 유럽과 미국에서 무역 제한이 강화되면서 호주는 이들 기업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되고 있다.

닛산 호주 멜버른 전시장이미지 확대보기
닛산 호주 멜버른 전시장


NEV(신에너지차) 성장 견인.. EV는 둔화 조짐


Carsales.com.au 데이터 서비스 책임자인 로스 부스(Ross Booth)는 자동차 시장 성장의 상당 부분이 전기 및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신에너지 자동차(NEV)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스 책임자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 자동차의 강력한 성장과 함께 연료 효율이 더 높은 차량으로 분명한 전환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판매는 2021년 신차의 8%에 불과했지만 2025년 말까지 25%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스 책임자는 "2025년 말까지 NEV가 신차 시장의 최대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며, 이는 주로 하이브리드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은 것"이라고 내다봤다. FCAI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호주에서 172,000대 이상의 하이브리드 차량이 판매되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76%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매달 새로운 모델이 출시됨에도 불구하고 EV(순수 전기차) 활용은 둔화되고 있는 조짐을 보인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 강력 공세.. 소비자 인식 변화도


호주 자동차 산업에 대한 가장 큰 변화는 중국에서 비롯되고 있다. BYD, 샤오펑(Xpeng), 지커(Zeekr), 체리(Chery)와 같은 새로운 중국 브랜드들이 비용에 민감한 구매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올해 BYD 판매량은 103%, 체리는 234%, GWM은 14% 증가하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코스텔로는 일부 구매자들은 여전히 중국 브랜드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구매자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는데, 아마도 부분적으로는 중국 정부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구매자들이 긴 보증 기간, 최첨단 기술, 현대적인 디자인에 이끌려 더 저렴한 중국산 자동차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사람들은 이러한 차량이 종종 다른 제품보다 신뢰성이나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자동차 시장은 이제 단순히 판매량의 증감을 넘어, 새로운 에너지원 차량으로의 전환, 중국 브랜드의 약진, 그리고 소비 심리 변화라는 복합적인 요인 속에서 재편되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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