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자동차의 트럭 제조 자회사 히노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된 10만 대 이상의 디젤 차량에 대한 배출가스 및 연비 테스트 결과를 조작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고 20일(현지시각) USA헤럴드가 보도했다. 이번 인정은 미국 법무부와 체결한 16억 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합의안을 공식화하는 절차로, 배출가스 사기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모두 마무리 짓게 된다.
미국 디트로이트 연방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히노자동차는 형사 공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마크 A. 골드스미스 연방 지방법원 판사는 히노자동차에 5억 2176만 달러의 형사 벌금과 함께 5년간 디젤 엔진의 미국 수입 금지, 의무적인 준법 및 윤리 개혁을 명령했다.
미국 정부는 히노자동차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약 10년간 고의로 규제 기관을 속여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히노자동차와 미국 자회사들이 배출가스 인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환경 보호국(EPA)에 위조되거나 불완전한 테스트 데이터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작을 통해 히노자동차는 배출가스 규정을 위반한 엔진을 불법적으로 판매하며 경쟁사 대비 부당한 사업적 이점을 얻었다.
이번 히노자동차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은 토요타 그룹의 품질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토요타는 2024년 자동차 양산에 필요한 인증인 '형식 지정'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되어 코롤라 필더, 코롤라 악시오, 야리스 크로스 등 3개 차종의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일본 정부로부터 출하 정지 처분을 받았던 3개 차종은 약 3개월 뒤인 9월 5일부터 생산을 재개했지만, 도요타 그룹의 품질 관리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하락했다.
미국 법무부 환경 및 천연자원부 차관보 대행 애덤 구스타프슨은 "히노는 미국 배출 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10만5000개 이상의 엔진을 불법으로 수입했으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라며, "이러한 범죄 행위로 히노는 미국 기업을 포함한 법을 준수하는 기업에 비해 불공정한 사업적 이점을 얻었고, 10억 달러(약 1조46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얻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