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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2라운드, 전시장부터 달라졌다…지커 브랜드 갤러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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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2라운드, 전시장부터 달라졌다…지커 브랜드 갤러리 가보니

8일부터 일반 공개…9X·009·001 FR·SEA 플랫폼으로 브랜드 세계관 제시
가격보다 공간·기술·경험 앞세워 한국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공략 예고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5-08 09:00

강남 영동대로 333에 둥지를 튼 지커 브랜드 갤러리 리셉션 데스크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강남 영동대로 333에 둥지를 튼 지커 브랜드 갤러리 리셉션 데스크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중국 전기차의 한국 공략이 매우 위협적이다. 전시장 문법부터 달라진다. 차를 세워두고 가격표를 붙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배경과 기술, 라인업의 성격, 소비자가 앞으로 경험하게 될 생활 장면까지 한 공간에 펼쳐놓는다.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동화 브랜드 지커(Zeekr)가 국내에 마련한 브랜드 갤러리는 중국차를 둘러싼 오래된 인식을 바꾸기 위한 첫 무대처럼 보일 수도 있다.

지난 6일 기자는 강남 영동대로 333에 새롭에 둥지를 튼 지커 브랜드 갤러리에 다녀왔다. 지금은 자동차 전시장이라기보다 브랜드 전시관이다. 입구에는 ‘Imagine Beyond’라는 문구가 붉은 조명과 함께 걸려 있고, 내부에는 지커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는 전시물이 동선에 맞춰 배치돼 있다. 한쪽에는 브랜드 라인업이, 다른 쪽에는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와 기술 전시물이 자리했다. 일반 공개는 8일부터 시작된다.

공간의 첫인상은 조용하고 정돈돼 있었다. 지커 로고가 걸린 리셉션을 지나면, 브랜드의 출발과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 구역이 이어진다. 벽면에는 2021년 브랜드 출범 이후 주요 모델과 기술 흐름이 시간순으로 정리돼 있다. 생소한 브랜드를 알리는 데 이만한 설명이 없다. 게다가 전기차 한 대를 앞세운 신생 브랜드가 아니라, 지리그룹의 전동화 전략 안에서 빠르게 확장해온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구성이다.

지리자동차그룹 SEA 플랫폼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리자동차그룹 SEA 플랫폼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가장 눈길을 끄는 전시물은 중앙에 놓인 SEA 플랫폼. ‘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의 약자인 SEA는 지커를 비롯한 지리그룹 전동화 브랜드들의 핵심 전기차 아키텍처다. 갤러리에 전시된 플랫폼은 배터리와 서스펜션, 차체 하부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절개된 형태로 꾸며졌다. 자동차의 껍데기보다 안쪽 구조를 먼저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시 차량 구성도 살펴볼 만하다. 대형 SUV 9X는 압도적인 크기와 수직형 그릴, 넓은 실내를 통해 플래그십 이미지를 강조한다. 외관은 전통적인 럭셔리 SUV의 권위감을 끌어오면서도 실내는 대형 디스플레이와 간결한 조작계로 전기차 시대의 감각을 드러낸다. 운전석에서 바라본 실내는 넓은 화면과 낮게 정리된 대시보드, 밝은 색상의 시트가 먼저 들어온다. 중국차 특유의 과장된 장식보다 기술과 공간감을 앞세우려는 방향이다.

지커 009(왼쪽), 지커 라운지(오른쪽)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커 009(왼쪽), 지커 라운지(오른쪽)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프리미엄 MPV 009는 다른 방식으로 브랜드의 욕심을 보여준다. 갤러리 안에서는 캠핑과 휴식 장면을 연출한 공간에 009가 배치돼 있다.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넓은 2열 공간을 드러낸 009는 ‘움직이는 라운지’에 가깝다. 국내 시장에서 MPV는 기아 카니발이 사실상 독점해온 영역이지만, 전동화가 본격화되면 정숙성과 공간 활용성, 2열 중심의 고급감, 거기다 가격까지 합리적이 된다면 새로운 경쟁 상대가 될 수도 있다.

지커 001 FR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커 001 FR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고성능 이미지는 001 FR이 맡았다. 낮고 넓은 차체, 공격적인 범퍼, 붉은 포인트가 들어간 디테일은 지커가 단지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전기차만을 말하려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전기차 시장에서 성능은 배터리와 모터 제어 기술을 보여주기도 한다. 001 FR은 지커가 성능과 감성의 영역까지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하려는 상징적 모델이다.

지커 로봇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커 로봇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로봇 전시도 흥미로웠다. 지커 로고가 들어간 휴머노이드 형태의 로봇은 갤러리의 기술적 분위기를 더했다. 머리를 쓰다듬으면 중국말을 내뱉는데, 왠지 어설퍼 보인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지능형 주행,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AI가 하나의 생태계로 묶이는 시대에 지커 역시 자신을 전통적인 완성차 브랜드보다 넓은 범위의 기술 기업으로 보여주고 싶어하는 게 아닌가 싶다.

정작 한국 시장에서 지커의 첫 승부는 7X가 맡는다. 지커는 국내 첫 출시 모델로 중형 전기 SUV 7X를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 인증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7X는 75kWh LFP 배터리와 100kWh NCM 배터리 사양을 갖춘 중형 전기 SUV로, 국내에서는 레이더와 카메라 기반의 레벨2 주행보조 기능을 중심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후속 모델로는 009, 007 GT, 대형 SUV 8X와 9X 등이 한국 소비자 반응에 따라 검토될 전망이다.

브랜드 갤러리가 중요한 이유는 지커라는 브랜드가 아직 한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이름이 아니어서다. BYD처럼 배터리와 가격 경쟁력으로 먼저 알려진 브랜드도 아니고, 테슬라처럼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 브랜드도 아니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빨리 알리는 것이 원정 시장에서의 승패 결정 요인이 될 수 있다.
지커 9X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커 9X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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