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전동화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최근 뮌헨 모터쇼에서 순수 전기차 iX3 SUV를 선보인 BMW는 이제 수소 동력의 차세대 X5, 'iX5 하이드로젠'을 예고하고 나섰다고 21일(현지 시각) 외신이 보도했다. 모든 제조사가 배터리 전기차(EV)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BMW는 수소 연료의 가능성에 다시 한번 주목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BMW는 특히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시장을 중심으로 수소 연료를 대안으로 삼고 있다. 토요타와 협력해 3세대 수소 연료 전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더 작고, 강력하며, 효율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iX5 하이드로젠은 이 기술을 적용한 BMW의 첫 번째 양산형 수소차다. 이미 수소차 시장에 진출한 현대 넥쏘, 토요타 미라이의 뒤를 잇는 모델이 될 전망이다.
놀랍게도 차세대 X5는 단일 동력원만 사용하는 모델이 아니다. 가솔린,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iX5), 그리고 수소 연료(iX5 하이드로젠)까지 총 다섯 가지 선택지를 제공하는 최초의 양산차로 기록될 예정이다. X5는 여러 연료 옵션을 제공한다. BMW 개발 책임자인 요아힘 포스트는 "다섯 가지 동력 시스템을 제공하는 새로운 X5를 통해 우리는 기술 선구자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BMW가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보여준다.
새로운 X5는 내연기관부터 수소차까지 모두 아우르는 'CLAR'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이는 10년간 대형 BMW 모델의 근간이 되어온 플랫폼이다. CLAR 플랫폼의 뛰어난 확장성은 BMW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iX5 하이드로젠은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 기반의 iX3와는 다른 별개의 차량이지만, 디자인 요소는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전면부에는 1980년대 스타일의 얇고 넓은 '키드니 그릴'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에는 초슬림 디지털 계기판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수소 연료는 내연기관차처럼 빠르게 연료를 채울 수 있고, EV처럼 무공해 주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무겁고 값비싼 배터리가 필요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소 제조 및 운송 비용과 환경적 영향은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였다. 순수 전기차의 주행 거리가 늘어나고 충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수소차의 매력이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BMW는 여전히 수소 기술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독일에서 수소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하는 'HyMoS(Hydrogen Mobility at Scale)'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며 경제성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 마이클 라트 BMW 그룹 수소 차량 담당 부사장은 "iX5 하이드로젠은 동급에서 선구적이고 BMW 특유의 운전 즐거움을 선사하는 진정한 BMW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소 iX5는 2028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수소 충전 인프라가 미흡한 일부 국가에서는 판매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른 X5 모델과 전기 iX5는 2026년 말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