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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으로 들어간 자동차들…르노코리아가 쏘아 올린 ‘경기장 마케팅’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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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으로 들어간 자동차들…르노코리아가 쏘아 올린 ‘경기장 마케팅’ 경쟁

르노코리아, 사직 ‘르노 존’·잠실 그랑 콜레오스 불펜카 운영
제네시스·토요타·메르세데스-벤츠도 골프·모터스포츠로 접점 확대
브랜드를 파는 시대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경험을 파는 시대로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3-27 08:46

잠실 야구장에 전시돼 있는 그랑 콜레오스 사진=르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잠실 야구장에 전시돼 있는 그랑 콜레오스 사진=르노코리아
자동차 브랜드들의 스포츠 마케팅이 한층 더 적극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시장과 광고를 넘어 경기장과 대회 현장으로 들어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방식이다. 단순한 로고 노출을 넘어, 브랜드의 성격과 차종의 쓰임새, 기업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스포츠의 감정선 위에 자연스럽게 얹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최근 르노코리아가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부산 사직야구장과 서울 잠실야구장을 무대로 브랜드 접점 확대에 나선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르노코리아는 2026 프로야구 시즌 동안 사직야구장 3루 외야 구역에 ‘르노 존’을 마련하고, 잠실야구장에서는 LG 트윈스 홈 경기의 불펜카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부산 공장을 둔 르노코리아가 사직구장에서 ‘Made in Busan’의 메시지를 강화하고, 서울 잠실에서는 관중과 중계 시청자에게 그랑 콜레오스를 자연스럽게 노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잠실구장은 2026 KBO리그 개막전이 열리는 대표 구장 가운데 하나로, 시즌 초반 관심이 집중되는 상징성이 적지 않다.

이번 르노코리아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스포츠 마케팅의 무게중심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자동차 업계의 스포츠 후원이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는 골프나 모터스포츠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훨씬 더 대중적인 야구장으로까지 무대가 넓어지고 있다. 그만큼 자동차 브랜드들이 더 많은 소비자와 더 자주 만나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자동차가 성능과 가격만으로 선택되는 제품이 아니라, 일상과 취향, 여가를 함께 설명해야 하는 소비재가 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 다른 브랜드들도 스포츠 현장을 중요한 접점으로 삼고 있다. 제네시스는 PGA 투어와 2030년까지 공식 차량 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고, 토요타코리아는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후원을 7년째 이어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역시 올해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며 스포츠 마케팅 보폭을 넓혔다. 한국타이어도 실내 골프 리그 TGL의 공식 타이어 파트너로 참여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브랜드 노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마다 종목은 다르지만 방향은 비슷하다. 제네시스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골프를 통해 프리미엄과 품격을 강조한다면, 토요타는 모터스포츠를 통해 주행 감성과 퍼포먼스를 부각한다. 르노코리아의 야구장 진출은 이와 또 결이 다르다. 가족 단위 관람객과 생활 밀착형 소비자를 향해 한 발 더 가까이 들어간 전략에 가깝다. 그랑 콜레오스를 불펜카로 활용하는 방식도 SUV의 실용성과 친숙함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전시보다 훨씬 효과적인 노출 방식으로 읽힌다.

르노코리아는 이미 ‘르노 부산오픈테니스대회 2026’의 공식 타이틀 후원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야구장 마케팅까지 더해지면서 스포츠를 통한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한층 입체적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프랑스 브랜드이지만 부산에서 만들고, 한국 시장에서 팔고, 한국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겠다는 ‘Born in France, Made in Korea’ 메시지를 스포츠 현장만큼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좋은 장소도 많지 않다.

결국 자동차 업계의 스포츠 마케팅 경쟁은 더 이상 “누가 더 많이 보이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종목을 고르고, 어떤 공간에 차를 세우고, 어떤 소비자에게 어떤 장면으로 기억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그런 점에서 르노코리아의 이번 행보는 단순 후원 소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완성차 브랜드가 경기장 안에서 차를 보여주는 방식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머무는 장면을 파는 시대다. 르노코리아의 야구장 진출은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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