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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혼다, 합작 첫 전기차 ‘아필라’ 출시 직전 개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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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혼다, 합작 첫 전기차 ‘아필라’ 출시 직전 개발 중단

혼다 EV 전략 재조정 여파에 AFEELA 1·후속 모델 동반 중단
오하이오 시험생산까지 마친 단계서 철회…합작법인 방향성도 재검토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3-27 08:13

아필라 사진=소니혼다모빌리티이미지 확대보기
아필라 사진=소니혼다모빌리티
소니와 혼다가 손잡고 추진해 온 전기차 브랜드 ‘아필라(AFEELA)’가 결국 첫 양산차 출시를 눈앞에 두고 개발 중단 수순을 밟게 됐다. 혼다의 전기차 전략 전면 재조정 여파가 소니·혼다 모빌리티(SHM) 합작사업에까지 번지면서, CES에서 공개했던 전기 세단과 SUV 콘셉트 모두 양산으로 이어지지 못하게 됐다.

혼다는 지난 12일 공식 발표를 통해 북미 생산을 추진하던 전기차 3종, 즉 혼다 0 SUV, 혼다 0 살룬, 아큐라 RSX의 개발과 시장 투입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최근 사업 환경 변화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자동차 전동화 전략을 재검토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대 2조5000억엔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결정은 소니·혼다 합작법인에도 직격탄이 됐다. 외신에 따르면 소니와 혼다는 26일 공동 성명을 내고, 혼다가 제공하기로 했던 일부 기술과 자산 활용의 전제가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SHM이 첫 모델 ‘AFEELA 1’과 두 번째 모델의 개발 및 출시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을 청산하지는 않지만, 향후 사업 방향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아필라는 소니가 2020년 CES에서 전기 세단 콘셉트를, 2021년 SUV 콘셉트를 잇따라 공개하면서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2022년 혼다와의 합작법인 설립으로 양산 계획이 구체화됐고, 2025년에는 첫 양산형 모델 AFEELA 1이 발표됐다. 당시 SHM은 AFEELA 1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우선 판매할 계획이었고, 8만9900달러짜리 ‘오리진’과 10만2900달러짜리 ‘시그니처’ 두 트림으로 예약을 받았다.

출시 준비는 이미 상당히 진척된 상태였다. SHM은 올해 1월 미국 오하이오주 이스트 리버티 공장에서 AFEELA 1의 시험생산을 실시했다고 공식 발표했고, 별도의 품질검사 시설 ‘퀄리티 게이트’도 구축했다. 3월 초에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고객 인도 거점인 ‘AFEELA 스튜디오 & 딜리버리 허브’ 개장을 예고하며 2026년 미국 인도를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철회는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늦은 시점의 결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소니·혼다의 결정은 합작 브랜드 자체의 기술 문제라기보다, 혼다의 사업성 판단 변화가 더 큰 배경으로 읽힌다. 혼다는 최근 미국 관세 정책 변화, 하이브리드·내연기관 사업 수익성 압박, 아시아 시장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EV 전략을 대폭 손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필라 역시 혼다가 제공하기로 한 생산·기술 자산의 기반이 흔들리면서 존속 논리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혼다가 손실을 더 키우기 전에 과감히 정리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이미 프리시리즈 단계에 들어간 차종을 접는 일은 드물다. 더구나 AFEELA 1은 올해 초 CES 2026에서 프리프로덕션 모델로 재차 공개됐고, 후속 모델도 2028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언급됐던 터라 충격이 더 크다.

다만 소니와 혼다가 완전히 결별하는 것은 아니다. 양사는 중장기적인 포지셔닝과 미래 모빌리티 기여 방안을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밝혀, 합작법인이 다른 형태의 기술·서비스 사업으로 재편될 가능성은 남겨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필라 프로젝트의 좌초는 전기차 전환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현시점에서, 기술기업과 완성차의 결합만으로는 시장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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