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유럽에서 '모델 S·X' 판매 중단.. 왜?
이미지 확대보기테슬라 모델 X 테슬라가 유럽에서 럭셔리 세단 '모델 S'와 SUV '모델 X'의 신형 판매를 중단했다고 최근 외신이 보도했다. 앞으로 유럽 고객들은 기존 재고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정은 예고 없이 조용히 이뤄졌다. 2023년 두 모델의 오른쪽 핸들 버전 생산을 중단한 데 이은 조치다. 이로써 유럽에서는 '모델 3'와 '모델 Y'만 판매된다.
테슬라는 이미 올해 초 중국 시장에서도 모델 S와 모델 X를 판매 목록에서 제외했다. 이제 소비자가 직접 사양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지역은 북미와 캐나다만 남았다.
모델 S는 2012년에 처음 등장했고, 모델 X는 3년 뒤인 2015년에 출시됐다. 두 모델 모두 오래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는 약점이 있었다. 게다가 가격도 지속적으로 올랐다.
테슬라는 2025년 들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 6월, 모델 Y와 모델 3가 각각 2만4073대, 1만807대가 팔리며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자리를 지켰지만,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다.
스코다의 '엘록스'가 같은 달 9825대 팔렸고, 르노의 'R5'도 7788대나 팔렸다. 특히 중국의 BYD는 '씰 U' 모델을 앞세워 유럽 내 전기차 판매 상위 5위권에 진입했다.
폭스바겐, BMW 같은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도 전기차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폭스바겐 ID.4', 'ID.3', 'ID.7', '스코다 엔야크', 'BMW iX1' 등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기차 10위권 안에 들었다.
테슬라의 위기는 판매량 감소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도 문제다.
머스크는 기술 및 제품 품질 논란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행보로도 비판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관여하고, 독일의 AfD, 영국의 '개혁(Reform)' 같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당을 지지하는 등의 행보로 반감을 샀다.
게다가 슈퍼차저 네트워크 담당 팀 전체를 해고하는 등 불규칙한 경영 방식도 대중의 신뢰를 잃는 원인이 됐다. 올해 1월 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 자동차 구매자의 59%가 머스크의 논란 이후 테슬라 구매를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