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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2017년 숨겨진 전기 스포츠카 스케치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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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2017년 숨겨진 전기 스포츠카 스케치 공개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8-05 13:23

디자이너 티보르 유하즈(Tibor Juhasz)가 2017년 직접 제작한 전기 스포츠카 스케치. 1970년대 브라질에서 생산된 폭스바겐 SP2 스포츠 쿠페에서 영감을 받아 그려졌다. 하지만 폐기된 비운의 폭스바겐 컨셉트 모델. 사진=폭스바겐이미지 확대보기
디자이너 티보르 유하즈(Tibor Juhasz)가 2017년 직접 제작한 전기 스포츠카 스케치. 1970년대 브라질에서 생산된 폭스바겐 SP2 스포츠 쿠페에서 영감을 받아 그려졌다. 하지만 폐기된 비운의 폭스바겐 컨셉트 모델.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이 2017년 당시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구상했던 전기 스포츠카 스케치가 뒤늦게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해외 한 자동차 전문매체에 따르면, 이 스케치는 디젤게이트 여파로 전동화 전략을 가속화하던 시기, ID. 콘셉트카들이 주목받던 그 이면에서 진행된 비공식 디자인 작업이었다.

폭스바겐 디자인 & 콘셉트카 대변인 슈테판 레하크(Štěpán Řehák)가 최근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처음 공개한 자료에는, 디자이너 티보르 유하즈(Tibor Juhasz)가 2017년 직접 제작한 전기 스포츠카 스케치가 담겨 있다. 그는 당시 폭스바겐의 클래식 스포츠 쿠페인 SP2(1970년대 브라질 생산 모델)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유하즈는 링크드인 게시글에서 “내 SP2 제안은 순수한 직관에서 비롯됐다”며 “전기라는 미래 기술을 기반으로 하되, 클래식한 가치를 잃지 않는 것이 목표였다. 감정과 에너지가 결합돼 오늘날에도 여운을 주는 디자인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1970년대 브라질에서 제작된 폭스바겐 SP2는 타입 3 플랫폼 기반의 후륜구동 스포츠 쿠페였다. 당시 공랭식 엔진과 4단 수동변속기를 탑재하며 합리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모델로 인기를 끌었다. 유하즈가 제안한 전기 버전은 이 고유의 실루엣을 계승하면서도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활용해 후륜 또는 사륜구동 전동 파워트레인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됐다.

낮게 깔린 차체, 근육질의 휀더와 유려한 루프라인은 전통적인 스포츠카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미래지향적 요소를 결합했다. 전동화 시대에도 과거의 디자인 유산을 계승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전기 스포츠카는 당시 양산 계획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이후 이미지 회복과 전동화 전환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했고, ID.3, ID.4, ID.5, ID.7 등 볼륨 모델 중심의 전략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레트로 감성을 살린 ID. 버즈(Buzz)가 유일한 예외로 등장했지만, 스포츠카 프로젝트는 도면을 넘어설 기회를 얻지 못한 채 폐기됐다.

폭스바겐의 미완성 퍼포먼스 콘셉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의 블루스포트(BlueSport) 미드십 로드스터, 2005년 에코레이서(EcoRacer), 2014년 두카티 슈퍼레제라 엔진을 탑재한 XL 스포츠(XL Sport) 등이 있었지만 모두 양산화에 실패했다. 전설적인 W12 슈퍼카 콘셉트를 제외하면, 폭스바겐의 스포츠카는 여전히 ‘미완성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유럽의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시한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폭스바겐이 다시 내연기관 스포츠카를 내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번 SP2 전기 스포츠카 스케치는 향후 전동화 시대의 퍼포먼스 모델 가능성을 열어두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폭스바겐은 이미 GTI와 R 브랜드를 전동화 라인업으로 계승할 계획을 밝혔고, 아우디가 ‘TT 모멘트 2.0’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감성 중심의 전기 스포츠카 개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포츠카는 판매량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상징성이 크다”며 “전동화 시대에도 폭스바겐의 상징적 모델로 자리 잡을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1970년대 브라질에서 생산된 폭스바겐 스포츠 쿠페 SP2 사진=폭스바겐이미지 확대보기
1970년대 브라질에서 생산된 폭스바겐 스포츠 쿠페 SP2 사진=폭스바겐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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