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차 평균 가격이 5만 달러(약 7000만 원)를 돌파하며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이 일상이 된 지금, 포드가 대중의 갈증을 풀어줄 '단비' 같은 계획을 내놨다. 포드는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딜러협회(NADA) 행사에서 2030년까지 4만 달러(약 5400만 원) 이하의 저렴한 신차 5종을 출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포드가 다시 '승용차(Car)'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점이다. 포드는 그동안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피에스타, 포커스, 퓨전 등 인기 세단과 해치백 모델을 미국 시장에서 잇따라 단종시키고 머스탱을 제외하면 트럭과 SUV에만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 따르면, 새롭게 출시될 5종의 신차 라인업에는 세단, 트럭, SUV, 밴이 고루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이 모델들은 기존 차량의 부분 변경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이름을 단 독자 모델로 개발된다. 앤드류 프릭 포드 블루 사장은 "이번 신차들은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춘 '멀티 에너지' 라인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의 저가형 공세는 2027년 출시 예정인 중형 전기 픽업트럭이 포문을 열 예정이다. 이 트럭은 약 3만 달러(약 4000만 원)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드가 이처럼 다시 '저렴한 차'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신차 구매를 포기하는 서민층이 늘어나자, 이들을 다시 전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포드는 신차 출시 전까지는 기존 익스플로러나 브론코의 엔트리 트림(저가 모델) 비중을 높이고, 인증 중고차 및 첫 구매자 금융 프로그램 등을 강화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춰줄 계획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도 가성비 전략은 이어진다. 포드는 최근 프랑스 르노(Renault)와 손잡고 르노의 전기차 플랫폼(Ampere)을 기반으로 한 소형 모델 2종을 2028년 선보이기로 했다. 르노의 검증된 소형차 기술력을 빌려와 개발 비용은 낮추고 가격 경쟁력은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비싼 차 위주로 수익을 내던 완성차 업체들이 다시 대중적인 가격대의 차량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포드의 이번 결정이 고가 정책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