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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이제 '억대'는 입문 가격?… 1억에서 7억까지 '억대' 자동차 시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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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이제 '억대'는 입문 가격?… 1억에서 7억까지 '억대' 자동차 시장 분석

인플레이션과 첨단 기술 비용이 이끈 가격 격변…억대 차량의 보편화
'1억 턱걸이' 핵심 모델부터 '슈퍼 럭셔리'까지, 가격대별 시장 지배자 조명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1-19 09:05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2026년형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2026년형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자동차 시장을 강타하면서, 차량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 문턱이 극적으로 높아졌다. 이제 '억 소리 나는 차'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왠만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핵심 모델을 구매할 때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가격대가 됐다. 차량의 고급화, 첨단 안전 및 자율주행 기술 탑재, 그리고 전동화에 따른 배터리 비용 증가가 맞물려 1억 원 이상의 가격표를 단 자동차들이 시장에 즐비하다. 억대부터 시작하는 요즘 차 사기를 살펴본다.

1억 원대: 프리미엄 시장 진입의 새로운 '장벽'

1억 원대는 이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의 핵심 볼륨 모델이 포진하는 영역으로, 과거의 '하이엔드'에서 현재의 '고급차 입문' 구간으로 재편됐다. 어떻게 보면 대중화의 이동이라고 봐도 되겠다. 대표적인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고성능/풀옵션)다. 전통적인 프리미엄 중형 세단인 E-클래스는 상위 트림이나 고성능 패키지(AMG 라인 등)를 적용하면 1억 원을 쉽게 넘어선다. 특히 벤츠 E-클래스는 한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자랑하며, 1억 원대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보편화된 럭셔리'의 기준이 됐다.

이 가격대에서 또한 눈에 띄는 모델은 볼보 XC90 (최상위 트림)이다. 북유럽 감성의 볼보 플래그십 SUV인 XC90의 리차지(Recharge) 등 최상위 트림이 1억 원대 초반에 포진한다. 독일 브랜드 일색인 1억 원대 시장에서 '안전'과 '미니멀리즘'이라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

올 뉴 레인지로버 SV 비스포크 모닝 캄 에디션 사진=랜드로버이미지 확대보기
올 뉴 레인지로버 SV 비스포크 모닝 캄 에디션 사진=랜드로버

2~3억 원대: '진정한 플래그십'과 '슈퍼카 입문'의 경계

2억 원에서 3억 원 사이는 브랜드의 최상위 플래그십 세단, 풀사이즈 럭셔리 SUV, 그리고 스포츠카가 경쟁하는 구간이다. 이 가격대부터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오너의 사회적 지위와 경험을 상징한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가 이 가격대에 대표적인 럭셔리 SUV로 불린다. 압도적인 크기와 오프로드 헤리티지, 최상급 실내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동급에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포르쉐 카이엔 최상위 트림과 함께 고성능 럭셔리 SUV 시장을 이끌기도 한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주력 모델): 2억 원대 시장의 상징이다. '성공의 상징'으로 불리는 S-클래스는 롱휠베이스(LWB) 모델 등을 중심으로 이 구간에서 판매가 집중된다. 경쟁 모델인 BMW 7시리즈와 함께 최첨단 기술, 웅장함, 그리고 쇼퍼 드리븐(Chauffeur-driven)의 정수를 보여준다.

페라리 로마: 이 구간은 소위 슈퍼카 브랜드의 엔트리 레벨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페라리 로마나 람보르기니 우루스 입문형 등이 옵션 여부에 따라 3억 원 내외에서 형성된다. 이들은 드라이빙의 감성과 희소성, 브랜드 헤리티지를 극대화한 모델이다.

람보르기니 우라칸 사진=람보르기니이미지 확대보기
람보르기니 우라칸 사진=람보르기니

4억~7억 원대: 하이퍼 럭셔리와 울트라 퍼포먼스의 영역

4억 원 이상의 가격대는 일반적인 프리미엄을 넘어선 하이퍼 럭셔리(Hyper Luxury)와 울트라 퍼포먼스 슈퍼카의 전유물이다. 이 세그먼트의 차량은 극도의 희소성, 수공예적 마감, 그리고 극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구매자들은 대부분 차량의 성능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제공하는 독점적인 경험과 소속감까지 소비한다.

람보르기니 우라칸/페라리 296 GTB가 대표적인 드림카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의 핵심 볼륨 모델이 4억 원대 중반에서 6억 원대에 걸쳐 포진한다. 람보르기니 우라칸(Huracán)이나 페라리의 신형 PHEV 모델인 296 GTB 등은 극한의 트랙 주행 성능과 폭발적인 사운드를 제공하며, 슈퍼카 마니아들의 최종 목표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구간의 차량들은 대부분 주문제작(Bespoke) 방식의 옵션 선택을 통해 최종 가격이 억 단위로 변동되는 특징이 있다.

롤스로이스 고스트/벤틀리 컨티넨탈 GT는 럭셔리의 정점인 영국 브랜드의 대표 모델들이다. 롤스로이스 고스트(Ghost)와 벤틀리 컨티넨탈 GT(Continental GT)는 5억 원대부터 시작하여 옵션에 따라 7억 원대까지 치솟는다. 이 차량들은 성능보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안락함, 정숙성, 그리고 수공예적인 실내 마감을 통해 차원이 다른 럭셔리를 정의한다. 차량 한 대를 만드는 데 수백 시간이 소요되는 장인 정신이 가격에 반영되어,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예술품으로 간주된다.
'프리미엄의 정의'가 바뀌다

현재 억대 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단순히 부유층의 구매력이 커졌다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이 차량을 선택하는 기준 자체가 '가치 소비'로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첨단 배터리 및 제어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어 차량 가격을 끌어올렸고 테슬라를 비롯한 많은 전기차들이 1억 원을 넘어서면서, '억대'는 이제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막론하고 프리미엄 기술이 집약된 모델의 기준이 됐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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