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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전기차도 세대교체? 내년에 단종되는 전기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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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전기차도 세대교체? 내년에 단종되는 전기차들

[COVER STORY] 전기차도 세대교체? 내년에 단종되는 전기차들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1-15 09:05

아큐라 ZDX 사진=아큐라이미지 확대보기
아큐라 ZDX 사진=아큐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충전 인프라 부족,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관세 인상, 소비 위축 등이 겹치며 완성차 업체들이 ‘라인업 다이어트’에 나서고 있다. 2025년을 끝으로 단종되거나 출시가 연기되는 전기차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내년은 ‘1세대 전기차의 퇴장’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모델은 단순 생산 중단이 아닌, 브랜드 전략의 후퇴를 의미하기도 한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는 여전히 늘고 있지만, 상승 곡선은 완만해졌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정부 보조금 대신 보호관세가 등장했고, 소비자들은 ‘비싸고 불편한 차’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완성차들은 반응이 빨랐다. 일부 모델은 “생산 일시 중단”을 이유로 판매를 접었고, 다른 모델은 판매 부진 탓에 단종됐다. 또 일부는 “예정됐던 2026년형 전기차”가 출시조차 되지 못했다.

한국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정부가 2026년 보조금 예산을 축소하고,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로 몰리면서 전기차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아래는 외신들이 꼽은 ‘2026년형부터 단종·취소되는 전기차’ 10종이다.

아큐라 ZDX (Acura ZDX)

혼다의 고급 브랜드 아큐라가 내놓은 첫 순수 전기 SUV. GM과 공동개발한 이 모델은 313마일(약 504km)의 주행거리와 499마력의 고성능 버전을 갖췄지만, 실상은 쉐보레 블레이저 EV의 형제차였다. 출시 1년 만에 단종이 결정됐다. 브랜드 정체성이 모호했고 판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흥미롭게도 짧은 기간 동안 구형 ZDX의 평생 판매량을 뛰어넘는 1만 대 이상을 기록하긴 했다.

닷지 차저 SRT 데이토나 밴시이미지 확대보기
닷지 차저 SRT 데이토나 밴시

닷지 차저 SRT 데이토나 밴시 (Dodge Charger SRT Daytona Banshee)

‘머슬카의 전동화’를 상징하던 모델이었지만, 900마력 삼전동모터 콘셉트는 결국 빛을 보지 못했다. “V8의 심장을 잃은 머슬카”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스텔란티스 내부 사정으로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제네시스 G80 일렉트리파이드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 G80 일렉트리파이드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 (Genesis Electrified G80)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세단이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이미 단종됐다. 282마일(약 454km) 주행거리, 385마력 출력 등 성능은 준수했지만, 독일 프리미엄과 테슬라 사이에서 존재감을 만들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판매가 이어지지만, 북미 철수는 향후 글로벌 전략 조정의 신호로 해석된다.

마세라티 MC20 폴고레 사진=마세라티이미지 확대보기
마세라티 MC20 폴고레 사진=마세라티

마세라티 MC20 폴고레 (Maserati MC20 Folgore)

이탈리아 감성의 슈퍼카 ‘MC20’의 전기 버전 계획이 백지화됐다. 마세라티는 대신 내연기관 기반의 부분변경 모델 ‘MC Pura’를 공개했다. 결국 “조용한 슈퍼카”의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셈이다.

EQB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EQB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EQB (Mercedes-Benz EQB)

GLB 기반 전기 SUV로, 실용적 구성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미미했다. 251마일(약 404km) 주행거리와 5만4000달러(약 7300만 원)의 가격은 경쟁력이 부족했다. 2025년형을 끝으로 북미 판매가 종료된다. 대체 모델로는 2026년형 신형 전동 CLA가 투입될 예정이다.

EQE SUV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EQE SUV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 EQE /EQS 세단·SUV

벤츠의 핵심 전기 세단 라인업마저 생산이 중단됐다. 미국에서 판매 중단이다. 시장 성적이 부진하고 디자인·브랜딩 모두에서 호평을 얻지 못한 탓이다. 해외에서는 여전히 판매되지만, 북미에서는 2025년을 끝으로 주문이 중단됐다.

닛산 아리야 사진=닛산이미지 확대보기
닛산 아리야 사진=닛산

닛산 아리야 (Nissan Ariya)

2022년 출시된 닛산의 전략형 SUV가 단 3년 만에 시장을 떠난다.

289마일(465km) 주행거리와 독특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미국산이 아닌 일본 도치기 공장에서 생산된 탓에 관세·보조금 불이익을 받았다. 닛산은 대신 ‘리프 차세대 모델(2026 Leaf)’로 방향을 튼다.

폴스타 2 사진=폴스타이미지 확대보기
폴스타 2 사진=폴스타

폴스타 2 (Polestar 2)

테슬라 모델 3의 정통 경쟁차였으나, 중국산 생산 때문에 북미 관세 대상이 됐다. 2020년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었지만, 2026년부터 미국 판매는 중단된다. 대신 대형 SUV인 폴스타 3가 브랜드의 주력으로 전환된다.

포르쉐 플래그십 SUV 코드네임 K1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포르쉐 플래그십 SUV 코드네임 K1 사진=포르쉐

포르쉐 플래그십 SUV (코드네임 K1)

카이엔 EV보다 상위 모델로 계획됐던 초대형 SUV 프로젝트가 연기됐다. 9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회사는 내연기관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을 우선 출시하기로 했다. 포르쉐 내부에서도 “시장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램 전기 픽업 램 1500 REV EV 사진=램이미지 확대보기
램 전기 픽업 램 1500 REV EV 사진=램

램 전기 픽업 (Ram 1500 REV EV)

스텔란티스가 2021년부터 예고했던 전기 픽업트럭이 끝내 무산됐다. 수차례 연기 끝에 결국 ‘플러그인 하이브리드(Ram 1500 REV)’로 대체되며, 순수 전기 버전은 보류됐다. 전동화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이번 글로벌 구조조정의 영향을 피해가기 어렵다. 전기차 수출의 상당 부분이 북미에 집중돼 있고, 미국이 보조금 대신 관세를 택하면서 전략 전환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이후 일부 모델의 북미 생산 전환을 검토 중이고, 르노코리아·KG모빌리티도 하이브리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 역시 보조금 정책을 ‘전기차 중심’에서 ‘저공해차 전반’으로 넓히며,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의 공존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양산보다 생존이 과제’가 된 전기차 시장, 이제 전기차의 경쟁력은 ‘빠른 속도’보다 ‘지속 가능한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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