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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조금 축소' 중국, 내수 침체.. 글로벌 시장선 '패권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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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조금 축소' 중국, 내수 침체.. 글로벌 시장선 '패권 굳히기'

2024년 8월 이후 첫 판매 감소.. 유럽선 전년 대비 91% 급증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11-11 08:57

중국 자동차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자동차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내부 동향과 글로벌 확장세가 뚜렷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보조금 단계적 폐지의 영향이다. 중국 내수 시장은 몇 달 만에 처음으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저렴하고 기술적으로 진보된 전기차를 앞세워 전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그들은 서구 자동차 제조업체의 영역을 빠르게 침범하고 있다.

내년 중국 본토 총 판매량 6년 만에 감소 예상

10일(현지 시각) 중국승용차 협회(CPCA)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중국의 총 승용차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9월 대비해서도 0.1% 줄었다. 하락폭은 작지만, 이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몇 달 만의 첫 감소이다. 설 연휴가 영향을 미친 1월을 제외하면 2024년 8월 이후 처음으로 판매량이 줄었다.

상하이를 포함한 주요 도시들은 보상 판매 인센티브와 신차 구매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시작했다. 이 보조금이 중단된다면 2026년 중국 본토의 총 자동차 판매량은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수 있다.

JP모건의 닉 라이(Nick Lai) 아시아 태평양 자동차 연구 책임자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인센티브로 인해 수요가 앞당겨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은 내년 자동차 판매가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도 마이너스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판매가 5% 감소할 수 있다. 정부가 제조 부문의 과잉 생산 능력을 해소하려 노력하면서 가격 전쟁과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MG 영국이미지 확대보기
사진=MG 영국

'기술 리더'로 변모하는 중국, 글로벌 파워 과시

내수 시장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해외에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차량 운송 물류 운영업체 중 하나인 발레니우스 빌헬름센(Wallenius Wilhelmsen)의 CEO 라세 크리스토퍼센(Lasse Kristoffersen)은 이를 입증했다. 그는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라틴 아메리카 및 유럽으로의 출하량이 엄청난 성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데이터는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수출은 23% 급증한 640만 대를 기록했다. 2025년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약 18% 증가한 348만 대의 승용차를 수출했다. 중국 브랜드는 이미 저렴하고 기술적으로 진보된 전기차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했다. 크리스토퍼센 CEO는 "중국인들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이유는 스스로를 혁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생산업체가 비용 리더에서 이제 기술 리더로 변모했다고 강조했다.

유럽 시장 점유율 두 배 급증, 서구 경쟁사 '속수무책'

특히 유럽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성장은 눈부시다. 2025년 5월 중국 브랜드는 유럽 신차 등록의 5.9%를 차지했다. 이는 2024년 5월 2.9%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전반적으로 2025년 하반기에는 유럽 매출이 전년 대비 91% 급증했다.

영국에서는 성장이 더욱 극적이다. 중국 최대의 '신에너지 자동차' 제조업체인 BYD는 올해 영국에서 3만9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547%의 판매 성장이다. 재코(Jaecoo)는 2만1021대를, 자매 브랜드 오모다(Omoda)는 1만6325대를 등록했다. 재쿠의 플래그십 7 모델은 영국 신차 부문 7위를 차지하며 빠르게 인기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공격적인 가격 책정과 급속한 전기화를 활용한다. 2025년 7월 중국 신차 판매의 48.7%가 NEV(배터리 EV + PHEV, 즉 신에너지 차량)였다. 한편,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공장 과잉 생산능력과 전기차 도입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다. 생산 비용 상승 또한 유럽 기업들을 중국의 확장에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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