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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열전] 전설의 럭셔리 렉서스 vs. 신흥 럭셔리 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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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열전] 전설의 럭셔리 렉서스 vs. 신흥 럭셔리 제네시스

브랜드 탄생 배경 및 전략적 목표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0-22 07:36

렉서스 LS 400 사진=위키이미지 확대보기
렉서스 LS 400 사진=위키
렉서스(LEXUS)는 1980년대 초 토요타의 ‘세계 최고 럭셔리 자동차’ 개발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1983년 도요타 중역회의에서 독일 럭셔리 브랜드를 뛰어넘을 최고급 모델 개발이 결정됐고, 6년 뒤인 1989년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가 공식 출범했다.

렉서스란 이름에는 ‘럭셔리(Luxury)의 기준(Lex)’이라는 뜻이 담겨 있으며, 도요타의 기업 철학인 최고 품질·안전·편안함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탄생 이래 렉서스는 ‘탁월한 성능과 고급스러운 스타일의 완벽 조화’를 지향하며 품질·안락성·기술의 추구에 힘써왔다.

특히 엔진·부품부터 마감까지 10만km 이상의 주행 후에도 신차와 같은 품질을 유지하도록 엄격히 개발하여 ‘도서관보다 조용하다’는 명성을 얻었다. 렉서스는 2000년대 중반 LS600h 등 세계 최초 럭셔리 하이브리드를 출시해 전동화 리더십도 보여줬다.

EQ900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EQ900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GENESIS)는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럭셔리 시장을 겨냥해 2015년 독립 브랜드로 내놓았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Human-centered progress)’라는 비전을 내걸었고, 디자인 철학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과 ‘간결하면서도 편리한 고객 경험’을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제네시스는 안전·편의·커넥티드 기술, 주행 성능, 동적 우아함, 간결한 경험 등 네 가지 속성을 강조하여 빠르게 성장하는 신(新)럭셔리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국산 고급차 브랜드의 자존심을 세우고, 글로벌 수입 럭셔리 브랜드와 경쟁할 발판을 마련했다.

판매 실적 (전 세계 및 한국)

렉서스 RX 450h+ 사진=렉서스이미지 확대보기
렉서스 RX 450h+ 사진=렉서스

지난해 렉서스는 85만1214대의 글로벌 판매를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북미(37만9589대)와 유럽 시장의 수요 회복, 안정된 부품 공급 덕분이며, 신모델 LBX·LM과 주력 RX·NX, 전기차 RZ·UX300e 등도 판매를 견인했다.

한국 시장에서 렉서스코리아는 2023년 1만3561대의 연간 판매를 올렸으며, 2025년 1~8월에는 1만212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8884대) 대비 15% 이상 성장했는데, 이 추세라면 종전 최대치인 2023년 실적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시스 GV80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 GV80 사진=제네시스

반면, 제네시스는 지난 2023년 8월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는 기염도 토했다(국내 69만177대, 해외 31만8627대). 2021년(20만1415대)과 2022년(21만5128대)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갔고, 2024년에는 22만9532대로 전년 대비 2.5배 가까이 급증했다. 당시 렉서스와 비교되며 얼마나 빨리 성장했는지가 언급된 바 있다.

미국 시장만 해도 2024년 연간 7만5003대를 팔아 전년 대비 8% 증가했으며, 이는 글로벌 판매의 약 32.7%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현대차그룹 럭셔리 라인을 견인하며,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2024년 한국 70만5010대)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주력 차종 및 인기 모델, 세그먼트별 경쟁력

렉서스 ES 사진=렉서스이미지 확대보기
렉서스 ES 사진=렉서스

렉서스의 라인업은 대형부터 소형, SUV까지 다양하다. 플래그십 LS(대형 럭셔리 세단), ES(중형 세단), IS(준중형 세단)와 함께 RX(중형 SUV), NX(컴팩트 SUV), UX(준중형 전기 SUV), 풀사이즈 SUV LX, 미니밴 LM 등이 주요 모델이다. 특히 북미와 한국 시장에서 LS400을 비롯한 초기 모델들이 벤츠·BMW에 대적하며 ‘꿈의 차’로 불릴 만큼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는 RX와 NX 같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판매량을 이끌고 있으며, 지난 5년간 매년 인기 모델 톱에 올랐다.

제네시스 G80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 G80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는 첫 모델 G90(구 EQ900, 플래그십 세단)을 시작으로 G80(중대형 세단), G70(준중형 세단)을 선보였고, 이후 GV80(대형 SUV), GV70(중형 SUV), GV60(컴팩트 전기 SUV)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최근엔 전동화 모델인 ‘Electrified G80’, ‘Electrified GV70’ 등도 내놨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G80으로, 2016년 출시 이후 누적 39만738대를 기록해 제네시스 전체 라인업을 대표한다. 다음으로 GV80(173,882대), GV70(160,965대)이 인기다.

렉서스는 각 세그먼트에서 “조용한 주행성과 내구성”을 강점으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하며, 제네시스는 “풍부한 기본 옵션·디자인 대비 합리적 가격”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예컨대 풀사이즈 럭셔리 세단 부문에서 LS와 G90은 각각 S클래스·7시리즈와 경쟁하고, 컴팩트 세단 부문에서는 IS와 G70이 3시리즈·C클래스와 비교된다. 전반적으로 렉서스는 전통적 품질 신뢰를, 제네시스는 공격적인 상품성으로 세그먼트 경쟁력을 확보했다.

브랜드 이미지 (고객 충성도·품질 신뢰도·디자인 철학·가격 대비 만족 등)

렉서스는 “고장 없이 오래 타는 명차”로 고객 신뢰를 얻고 있다. 한국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서 렉서스는 국산·수입차 통합의 신차 초기 품질(TGW-i)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구매 후 3년째 내구 품질(TGW-d)도 10년 연속 1~2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철저한 품질 관리는 ‘장기간 운행해도 최상의 상태 유지’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뒷받침하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렉서스 차량은 “도서관보다 조용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나며,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이다.

반면 제네시스는 ‘혁신적 럭셔리’를 강조한다.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 우아함’을 통해 대담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로 주목받고, 특히 제네시스 GV80이 2023년 북미 올해의 SUV로 선정되는 등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또한, J.D. 파워의 2025년 미국 기술체험(TXI) 조사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 최고점(5년 연속 1위)을 획득할 만큼 첨단 기술 경쟁력이 부각됐다. 제네시스는 사용자 친화적 커넥티드 서비스(예: 스마트폰 디지털 키 2.0)도 호평받으며, 가격대 대비 성능·옵션 구성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양 브랜드 모두 독자적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렉서스는 “완벽한 품질과 편안함”을, 제네시스는 “최첨단 기능과 디자인 혁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기술력 및 친환경 전략 (전동화·자율주행·하이브리드·소프트웨어 등)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기술의 선구자다. 2006년 세계 최초 럭셔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LS600hL을 선보였고, 이후 RX350h·ES300h 등 전 차급에 하이브리드를 확대 적용해 왔다. 2030년까지 글로벌 모든 렉서스 모델에 전동화(HEV/PHEV/EV)를 적용한다는 목표를 발표했으며, 2022년에는 순수전기 SUV RZ와 UX300e를 출시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토요타의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Lexus Safety System+)과 최근 일본 시장에서 ‘Lexus Teammate Advanced Drive’(부분 자율주행)도 도입하기 시작했다. 또한, 새롭게 구축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Lexus Interface’를 통해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대응 및 모바일 연동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배터리와 모터를 앞세워 전동화에 박차를 가한다. 이미 GV60 전기 SUV와 EV 세단 모델들을 출시했으며, 2023년에는 브랜드 비전을 수정해 2025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 또는 수소연료전지차로 바꾸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 GV80·GV70·G80 하이브리드 모델 양산을 계획중이다.) 현대차그룹의 2030년 전동화 전략 속에서 제네시스는 고급차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을 선도하며, 충전 속도와 성능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로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2) 등 레벨 2 이상 시스템을 적용 중이며, 미래 차량용 소프트웨어·인포테인먼트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예컨대 제네시스는 ‘제네시스 인텔리전스 어시스턴트’ 음성비서, 클라우드 기반 커넥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네시스 디지털 키 2.0 (스마트폰 전자키) 등 편의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요약하면 렉서스는 ‘완벽한 하이브리드와 조용한 운전자 지원’으로, 제네시스는 ‘전기·수소 동력과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상징적 에피소드 및 마케팅 사례

렉서스는 ‘타쿠미(Takumi)’ 장인 정신과 오모테나시 서비스로 유명하다. 렉서스는 엔지니어와 조립공을 위한 타쿠미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들은 수만 시간의 훈련을 거쳐 인간의 오감(聽·觸)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예를 들어 타쿠미 장인들은 1만 시간 이상의 숙련을 통해 엔진음을 들려 미세한 소음을 잡아내고, 1cm도 안 되는 도료 흠집을 손끝으로 찾아낼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의 손길로 완성한 초정밀 품질’은 렉서스 브랜드 서사의 핵심으로, 딜러 직원 교육에서도 고객을 귀빈으로 대하는 일본식 서비스 철학이 강조된다.

반면 제네시스는 PR 위기관리에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지난 2021년 PGA 투어 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홍보대사 타이거 우즈가 제네시스 GV80을 몰고 대형 사고가 났으나, GV80의 강철 섀시와 10여 개의 에어백 덕분에 살아났던 적이 있다. 사고 조사 당시 관계자는 “SUV 차체의 구조적 완성도가 우즈의 생명을 구했다”며 안전성을 인정했고, 제네시스는 이 사건을 계기로 “GV80은 역대급 안전차”라는 마케팅 포인트를 얻었다.

이처럼 두 브랜드는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를 강화해왔다. 렉서스는 장인·하이브리드·서비스로, 제네시스는 스포츠·안전·기술로 고객의 인식을 설계하고 있다.

종합하면, 렉서스와 제네시스는 모두 ‘새로운 럭셔리’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배경과 포커스는 다르다. 렉서스는 35년 이상의 전통과 품질 신뢰를 무기로, 타협 없는 장인정신과 하이브리드 경험을 자산으로 삼는다. 제네시스는 후발주자로서 파격적 디자인과 기술력을 강조하며, 빠른 전동화 전환과 혁신적 고객 경험으로 글로벌 시장의 틈새를 공략 중이다. 두 브랜드 모두 자국을 대표하는 럭셔리로 성장했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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