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섰다. 포르쉐는 마이클 라이터스(Michael Leiters)를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며 턴어라운드를 모색하고 있다고 19일(현지 시각) 톱오토가 보도했다. 54세의 독일 엔지니어인 라이터스는 맥라렌 오토모티브(McLaren Automotive)와 페라리에서 럭셔리 자동차 기술을 연마한 인물이다.
라이터스는 내년 1월 모회사인 폭스바겐 그룹을 5년 더 이끌게 될 올리버 블루메의 뒤를 이어 CEO 자리에 오를 예정이다.
'값비싼 EV 전략'의 후폭풍
포르쉐는 현재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추진했던 고비용 전기화 전략이 마진 하락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포르쉐는 다시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차로 회귀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포르쉐는 이미 일자리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대외적인 환경도 만만치 않다. 포르쉐는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BYD와 샤오미 같은 현지 제조사들이 저렴한 가격에 프리미엄 기능의 전기차(EV)를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문제와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까지 겹쳤다.
RBC 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 톰 나라얀(Tom Narayan)은 "포르쉐가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관세 문제와 중국의 판매 감소는 극복하기 어려운 난제다. 포르쉐는 올해 재무 전망을 네 번이나 낮추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주가가 2025년에 약 4분의 1이나 하락하며 독일의 벤치마크 지수인 DAX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럭셔리 하이브리드 이끈 '기술통'
라이터스 신임 CEO는 이러한 난국을 타개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광범위한 생산 및 기술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인 라이터스는 2000년 포르쉐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포르쉐 초기 성공작인 카이엔 SUV의 개발을 감독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카이엔 개발을 주도하며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오랜 실적을 쌓았다. 20여 년 전 카이엔의 등장은 포르쉐를 단순한 스포츠카 브랜드에서 럭셔리 퍼포먼스 브랜드로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UV는 2024년까지 포르쉐의 베스트셀러 모델이었다.
라이터스는 포르쉐를 떠난 후 페라리에서 8년 동안 기술 책임자로 일했다. 그는 페라리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인 약 1000마력의 SF90 스트라달레(SF90 Stradale)를 출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수익성이 높은 SUV 시장 진출 모델인 푸로산게(Purosangue)의 초기 개발에도 참여했다.
이후 맥라렌의 CEO를 역임했지만, 회사 재무 실적을 완전히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비용 절감과 관세 문제의 균형, 라이터스의 과제
라이터스는 포르쉐에 돌아와서 복잡한 과제들을 풀어야 한다.
독일 내에서 노동 지도자들과 추가 효율성 조치를 협상해야 한다. 새로운 모델에 대한 투자와 비용 절감 압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가장 큰 단일 시장인 미국에서의 변화도 중요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관세를 상쇄할 만한 미국 내 생산 공장이 없는 포르쉐의 약점을 해결해야 할 수도 있다.
포르쉐는 타이칸 EV( 수요 감소와 생산 비용 상승으로 타격을 입었다. 결국, 배터리 구동 럭셔리 SUV 계획을 보류했다. 다른 여러 전기 모델 출시도 연기했다. 이제 하이브리드 및 내연기관 차량을 라인업에 추가할 계획이다.
라이터스가 잘 알고 있는 카이엔의 전기 버전이 몇 달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 모델은 포르쉐의 전기차 전략에 대한 핵심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