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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2025년, 자율주행차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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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2025년, 자율주행차 어디까지 왔나?

Level 3부터 로보택시까지: 규제·기술의 교차점에서 손잡는 미래의 바퀴들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9-27 09:05

테슬라 사이버캡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사이버캡 사진=테슬라
아침 출근길, 운전자는 신문을 읽고 차가 스스로 알아서 주행한다. 이런 장면은 한때 공상과학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2025년 지금, 상상은 현실이 됐을까? 자율주행 기술의 현재 수준과 각 업체들의 접근 방식, 그리고 상용화까지 남은 과제를 살펴봤다.

테슬라: 자율주행 대중화의 아이콘격인 테슬라는 현재 SAE 레벨 2 수준의 오토파일럿과 FSD(Full Self-Driving) 베타를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운전자 개입이 여전히 필수라 법적으론 고급 운전자 보조 수준이지만,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눈과 손을 놓는” 레벨 3 혹은 그 이상의 기능을 점진적으로 열겠다고 공언했다. 테슬라의 독특한 전략은 라이다(LiDAR)를 배제한 비전(카메라) 중심 접근으로, 방대한 실제 도로 데이터(수십억 km)를 AI로 학습시키는 것이다. 이는 빠른 배포와 자기학습에 유리하나, “완전자율” 명칭 논란과 안전성 검증 문제로 규제기관과 마찰도 겪고 있다.

SAE 레벨 3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SAE 레벨 3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전통의 강자 벤츠는 안전과 법적 승인에 방점을 찍은 전략으로 한발 앞선 성과를 냈다. 2022년 독일에서 S-클래스 세단에 세계 최초로 SAE 레벨 3 자동주행 시스템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을 공식 승인받아 배치했고, 2023년에는 미국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도 해당 시스템을 인증받았다. 고속도로 정체 시 최대 60km/h 이하에서 차량이 스스로 조향/가감속하며, 운전자는 동영상 시청 등 “눈을 떼도 되는” 부가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벤츠 차량은 이를 위해 다중 라이다, 레이더, HD 지도 등 최첨단 센서 세트와 이중 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만약의 상황에는 운전자에게 인계를 요구하거나 청록색 경광등으로 주변에 자율주행 상태임을 알린다.

셀프 드라이빙 크루즈 예시 이미지 사진=GM이미지 확대보기
셀프 드라이빙 크루즈 예시 이미지 사진=GM

제너럴 모터스(GM)와 크루즈: GM은 완성차 업체 중 로보택시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인 편이다. 자회사 크루즈(Cruise)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오스틴 등 미국 도시에서 운전자 없는 레벨 4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해 왔다. 2022~2023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에서 심야 시간 유료 운행을 승인받아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했고, 누적 100만 마일(약 160만km) 이상의 자율주행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3년 후반 크루즈 차량의 사고 및 안전 논란으로 가동이 중단되고 이후 2024년 봄부터 순차적으로 운행을 재개했지만, 모회사 GM은 2024년 말에 크루즈에 대한 추가 투자 중단을 선언하며 전략 전면 수정에 들어갔다.

웨이모 로보택시로 활용된 재규어 I-Pace 사진=웨이모이미지 확대보기
웨이모 로보택시로 활용된 재규어 I-Pace 사진=웨이모

알파벳 웨이모: 구글의 동생뻘인 웨이모(Waymo)는 자율주행 분야 선두주자로서, 2025년 현재 가장 공격적으로 L4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2020년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교외에서 세계 최초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운전자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시작한 이후, 샌프란시스코와 LA 같은 복잡한 도시로 무대를 넓혔다. 올해 웨이모는 캘리포니아에서 주 7일 24시간 로보택시 영업이 허가받았고, 서비스 지역을 LA 한복판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외곽까지 총 250평방마일(약 647.5㎢, 서울 면적보다 약간 넓은 크기) 이상으로 확대했다. 웨이모 원(Waymo One)이라는 상용 호출 서비스는 현재 LA,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오스틴 4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며, 주당 25만 건 이상의 유료 운행을 수행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웨이모 차량은 재규어 I-Pace 전기차 등을 개조한 모델로, 차량 당 라이다 센서 5개 이상을 비롯해 카메라, 레이더가 둥글게 달린 모습이 이미 도시 풍경의 일부가 됐다. 지난해 10월부터는 현대차와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아이오닉 5를 모델로 채택하기도 했다. 웨이모는 “인간 대비 81% 낮은 사고율”이라는 통계를 공개하며 기술 신뢰성을 강조하고 있다.

모셔널 로보택시에 활용된 현대 아이오닉 5 사진=모셔널이미지 확대보기
모셔널 로보택시에 활용된 현대 아이오닉 5 사진=모셔널

현대자동차그룹 (모셔널 포함):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메이커 중 독자 기술 개발과 외부 합작을 병행하며 자율주행 따라잡기에 나선 케이스다. 그룹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90에는 고속도로 레벨 3 자율주행(HDP) 기능을 탑재하려 했으나,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가 여러 차례 연기됐다. 현재까지 G90의 레벨3 시스템은 한국 정부의 규제 완화(국제 기준 60km/h 제한 철폐) 덕에 최고 80km/h까지 작동 가능하도록 개발됐고, 현대차는 이를 시작으로 향후 EV9 등 기아 전기차와 더 넓은 차종에 HDP 시스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미국 앱티브(Aptiv)와 설립한 합작사 모셔널은 완전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겨냥하고 있다. 모셔널은 이미 라스베이거스 도심에서 현대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로 일반 승객 대상 자율주행 승차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며, 2023년에는 시내 주행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주행 테스트도 성공해 주행 영역을 넓히고 있다.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 회장이 자율주행 자동차의 메카 우븐시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 회장이 자율주행 자동차의 메카 우븐시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토요타

토요타: “자동차의 도요타”로 불리는 토요타는 최근 들어 변곡점이 찾아왔다. 2021년 미국에서 우버 ATG 인력 등을 흡수하며 우븐 플레닛(Woven Planet) 조직을 신설하고, 자체 로보택시 연구 및 스마트시티 “우븐 시티(Woven City)” 프로젝트(2025년 1단계 개장)를 추진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2025년 4월, 토요타는 웨이모(Waymo)와 전략 제휴를 발표하여, 승용차용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토요타의 차량 제작 노하우와 웨이모의 최첨단 자율주행 AI를 결합해 향후 토요타 브랜드 차량에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 기술을 통합한다는 구상이다.

자율주행 레벨 3 기능이 적용된 혼다 레전드 EX 사진=혼다이미지 확대보기
자율주행 레벨 3 기능이 적용된 혼다 레전드 EX 사진=혼다

혼다: 혼다는 2021년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레벨 3 승인 차량(레전드 하이브리드 EX)을 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트래픽 잼 파일럿(Traffic Jam Pilot)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서 일정 조건 하에 차량이 완전 조향/가감속을 담당하고, 운전자는 TV를 볼 수도 있게 됐다. 다만 100대 한정 리스 판매로 실험적 성격이 강했고, 이후 대규모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바이두 아폴로 고 사진=바이두이미지 확대보기
바이두 아폴로 고 사진=바이두

중국 바이두(Apollo) 등: 중국은 국가적 지원 아래 다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과 IT기업이 각축전 중이다. 그중 바이두(Baidu)의 아폴로(Apollo) 프로젝트는 가장 두각을 나타내며, 전 세계 로보택시 운행 기록 1위를 자처하고 있다. 바이두 아폴로 고(Apollo Go) 로보택시는 베이징, 상하이, 우한 등 15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고, 2025년 1분기까지 누적 1100만 건 이상의 승차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재 약 1000대 이상의 무인 차량을 굴리고 있으며, 2025년 2분기에는 분기 기준 220만 건의 완전 무인 라이딩을 달성해 전년 대비 148% 성장하는 등 가파른 확대세를 보이고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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