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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30년 만에 美 제치고 캐나다 최대 자동차 수출국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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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30년 만에 美 제치고 캐나다 최대 자동차 수출국 등극

트럼프 관세에 캐나다도 보복.. 북미 자동차 시장 판도 뒤흔들어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8-13 08:55

멕시코 자동차 생산 공장이미지 확대보기
멕시코 자동차 생산 공장
캐나다가 지난 6월, 3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보다 멕시코에서 더 많은 차량을 수입했다고 12일(현지 시각) 트랜스 토픽스가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는 6월 한 달 동안 멕시코에서 10억 8000만 캐나다달러(약 1조 원)어치 승용차를 수입했다. 이는 미국의 9억 5000만 캐나다달러(약 9500억 원)를 넘어선 수치다. 멕시코가 월별 자동차 수출에서 미국을 앞지른 것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차량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북미 3개국을 자유롭게 오가던 자동차 및 부품의 흐름이 깨졌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관세는 '미국 외 부품'에만 적용되는 작은 예외가 있지만, 이는 긴장된 미-캐나다 관계를 개선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캐나다도 미국산 조립 차량에 관세를 발표했다. 더불어 자국에 투자하는 자동차 제조업체에는 관세를 감면해주는 정책을 내놓았다. 캐나다는 미국산 자동차의 가장 큰 고객이다. 이번 수입 변화는 트럼프 관세가 미국 산업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멕시코의 1위 등극이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캐나다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량은 2월과 3월에 이례적으로 높았다. 관세 부과 전에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 때문이었다. 당시 월평균 수입액은 25억 캐나다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대신, 생산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거나 공급망을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의 수석 분석가 에린 키팅(Erin Keating)은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북미 공급망에서 미국의 위치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큰 공급망 안에서 미국이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제조업 강화' 노력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의 재편이 앞으로 몇 년간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캐나다 자동차제조업협회(CAAM) CEO 브라이언 킹스턴(Brian Kingston)은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아마도 이것이 새로운 세상일 것이라는 씁쓸한 인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와 함께 오래 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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