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드 F-150' 둘러싼 트럼프-일본, 무역 협정 놓고 '동상이몽'
이미지 확대보기포드 픽업트럭 F-15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F-150' 발언이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포드의 거대한 픽업트럭 F-150을 수입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미국과 일본 간 무역 협정에 대한 양국 이해 차이가 드러났다고 6일(현지 시각) 외신이 보도했다.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가 약속한 자동차 관세 인하를 압박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에 대해 "그들은 우리 차를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아름다운 포드 F-150을 가져가고 있으며, 우리는 그곳에서 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발언과 달리, 일본은 무역 협정 세부 사항에 대해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시게루 이시바 일본 총리는 "합의에 동의하는 것보다 협정을 이행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 대한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27.5%다. 기존 세율 2.5%에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로 부과한 25%가 더해진 수치다. 일본은 이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협상가 아카자와 료세이를 워싱턴에 보냈다.
아카자와는 "미국-일본 협정이 이행되는 데 54일이 걸렸다는 점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며 관세 인하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그의 워싱턴 방문 소식에 일본 증시에서는 토요타 등 자동차 제조업체 주가가 1%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15% 인하가 유럽연합(EU)에만 적용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일본에서 미국 자동차가 인기가 없는 이유를 무역 장벽 탓으로 돌려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에 맞는 차량이 없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트럼프가 언급한 F-150은 폭이 2m가 넘어 일본 좁은 도로 사정에 맞지 않는다. 일본 도로 2차선 폭은 4m가 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 가정 절반가량이 폭 1.5m 미만 경차를 소유한 이유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무역 협정 일환으로 일본이 약속한 5500억 달러(약 764조 원) 규모 투자 패키지를 '서명 보너스'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가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는 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 측 설명은 다르다. 일본 정부는 투자액 중 실제 투자는 1~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출과 대출 보증으로 충당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민간 기업 요청에 따라 투자가 이뤄질 것이며,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와 일본의 시각 차이는 무역 협정 이행 과정에서 계속해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