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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미국산 전기차 루시드에 '단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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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미국산 전기차 루시드에 '단비' 될까

수입차 가격 경쟁력 약화 속, '미국산' 반사이익 기대감 증폭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4-0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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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시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수입 자동차 관세 정책이 미국 제조업 부흥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7일(현지시각) 폭스10은 애리조나에 본사를 둔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루시드(Lucid)가 가장 큰 수혜 기업 중 하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차 관세 영향, 가격 상승 불가피


업계 전문가들은 상당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기존 재고를 소진한 이후에는 불가피하게 상승한 관세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곧 수입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갖춘 소수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관세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으며, 루시드가 바로 그 대표적인 기업으로 거론된다.

최근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인 애리조나의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라는 예상치 못한 호재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달 말에는 루시드의 첫 번째 SUV 모델인 그래비티(Gravity)의 고객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시장의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자동차 시장 분석기관 iseecars.com의 칼 브라우어(Karl Brauer)는 "관세는 분명히 미국 내에서 생산된 모든 차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여기에는 루시드도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관세가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특히 생산 시설을 미국 내에 갖춘 루시드의 경우 경쟁사 대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루시드 임원 마크 윈터호프(Marc Winterhoff) 역시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었다. 그는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기 모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드라이브 트레인 전체가 애리조나에 있는 우리 공장에 수직적으로 통합되어 생산된다"라며, 루시드의 강력한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강조했다. 윈터호프 CEO는 나아가 배터리 셀 생산 역시 미국 내 공급업체와 계약을 맺어 주(state) 내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루시드 전기차 라인업이미지 확대보기
루시드 전기차 라인업


테슬라 이탈 고객 흡수 기대감


루시드에게 또 다른 긍정적인 소식은 윈터호프 CEO의 발언에서 감지된다. 그는 올해 신규 구매자의 50%가 이전 테슬라 소유주였다고 밝히며, 최근 일론 머스크의 논란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일부 소비자들의 반감으로 인해 테슬라에서 루시드로 이탈하는 구매자들이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루시드가 단순히 관세 혜택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외부 요인으로 인한 반사이익까지 누릴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애리조나 지역 사회도 기대감 고조


애리조나 지역 사회 역시 루시드의 성장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일렉트리파이 엑스포(Electrify Expo)의 BJ 버트웰(BJ Birtwell)은 "테슬라는 여전히 우리 행사에서 가장 긴 시승 대기 줄을 자랑하지만, 잠재 구매자들이 기업에 관세 영향에 대해 문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는 4월 12일부터 13일까지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State Farm Stadium)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EV 행사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다양한 전기차를 비교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트웰은 "분명히 관세가 주요 뉴스로 떠오르고 있으며, 그것이 전기 자동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상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칼 브라우어 분석가는 루시드에게 많은 긍정적인 요소들이 보일 수 있지만, 애리조나 주민들을 고용하고 있는 이 전기차 제조업체가 앞으로 몇 달, 몇 년 동안 여전히 극복해야 할 가파른 도전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실은 일반적으로 자동차 제조업체에게 정말 도전적인 환경이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며, 루시드가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꾸준한 기술 개발과 시장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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