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ICE) 판매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디젤 시장은 마치 ‘코닥 모멘트’를 맞이한 듯 보인다. 변화된 세상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의 길로 들어서는, 즉 디젤차의 종말이 임박했다는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는 넓고 시장은 다양하며, 특히 상용차 시장에서 디젤의 역할은 여전히 막대하다. 쉐보레 실버라도 1500과 같은 수많은 디젤 차량이 가까운 미래에도 도로를 누빌 것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카버즈는 2일(현지시각) 디젤의 종말을 선언하기에는 아직 성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디젤게이트, 전환의 촉매제가 되다
2015년,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게이트’는 디젤차의 신뢰도를 땅에 떨어뜨렸다. 배출가스 조작 사건은 디젤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전기 자동차(EV)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디젤 기술은 이미 오랜 기간 발전을 거듭하며 효율성과 성능 면에서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커먼레일 터보디젤 기술은 디젤차의 단점을 극복하고, 뛰어난 연비와 긴 주행 거리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낮은 CO2 배출량은 환경 친화적인 이미지까지 더하며 디젤차의 인기를 견인했다.
전기차 기술의 발전은 디젤차의 입지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배터리 기술의 혁신은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늘리고 충전 시간을 단축시키며,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는 여전히 몇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충전 인프라 부족, 긴 충전 시간, 낮은 기온에서의 성능 저하 등은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이다. 특히, 상용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항공, 해운, 중량물 운송 등은 여전히 디젤 엔진에 의존하고 있으며, 배터리 기술만으로는 이러한 분야를 대체하기 어렵다.
시장의 다양성, 디젤 생존 가능성을 높이다
유럽과 북미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디젤차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경제성, 실용성,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디젤차가 선호되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디젤차를 선택하게 된다. 또한, 넓은 국토와 부족한 대중교통 시스템은 전기차보다 디젤차의 필요성을 더욱 높인다.
디젤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고압 분사 기술, 바이터보 기술, 배기가스 처리 기술 등은 디젤 엔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배출가스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은 디젤차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연료로서의 가능성을 높인다.
디젤, 공존의 길을 찾을 것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디젤차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시장 환경과 기술 발전은 디젤차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전기차와 디젤차는 서로 경쟁하는 동시에 공존하며, 각자의 장점을 살려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