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시승차는 멀리서도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파이어크래커 레드 클리어 코드(FIRECRACKER RED CLEAR COAT)' 컬러로 글레디에이터의 스타일링과 잘 어울린다. 복잡한 용인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고요함이 기다리는 강원도 인제까지 장거리 시승을 통해 온로드와 비포장도로를 넘나들며 지프 글래디에이터가 가진 매력과 가치를 살펴봤다.
측면부는 글래디에이터의 압도적인 비율이 눈길을 끈다. 차체 크기는 전장 5,520mm, 전폭 1,935mm, 전고 1,860mm, 휠베이스 3,490mm다. C필러 뒤편으로 넉넉하게 자리 잡은 1,005L 용량의 트럭 데크는 캠핑 장비나 산악자전거, 오프로드 용품을 여유롭게 적재할 수 있다.
여기에 루비콘 트림 전용의 17인치 블랙 알로이 휠과 두툼한 오프로드용 머드 타이어(MT)가 장착돼 더욱 묵직하고 터프한 감성이 드러난다.
하지만 글래디에이터 실내의 진정한 백미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컨버터블 픽업'이라는 점이다. 여건이 되지 않아 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머리 위 패널을 손쉽게 떼어낼 수 있는 하드탑 루프는 물론, 마음만 먹으면 도어 전체를 탈거하고 앞 유리(윈드실드)까지 앞으로 눕힐 수 있다.
탑을 열고 자연의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달리는 개방감은 다른 그 어떤 픽업트럭이나 SUV도 제공하지 못하는 감성적 유희다.
파워트레인은 3.6L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5.4kg.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지프 오프로드 특화 트림인 루비콘답게 '락-트랙(Rock-Trac)' 4WD 시스템과 트루-락(Tru-Lok) 프론트 리어 전자식 차동잠금장치, 전자식 프론트 스웨이바 분리 기능이 더해져 어떤 험로라도 묵묵히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하드웨어를 완벽히 갖췄다. 복합연비는 6.5km/L(도심 5.9, 고속 7.3)다.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동을 걸면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정숙하고 묵직한 아이들링이 실내로 들어온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터보 엔진처럼 급작스럽게 튀어나가지 않고, RPM을 차분하게 쓰며 부드럽고 직진성 있게 속도를 올려나간다. 2.3톤이 넘는 육중한 공차중량에도 불구하고 284마력의 파워는 고속도로 규정 속도까지 나아가기에 아쉬움이 없다.
또 긴 휠베이스 덕분에 직선 고속 주행 시 차량의 피칭이 휠베이스가 짧은 랭글러 대비 훨씬 안정적이고 정제돼 있다. 다만, 각진 차체 구조와 머드 타이어, 탈착식 하드탑 루프의 한계로 시속 100km 이상 항속 주행 시 풍절음과 노면 소음은 비교적 유입되는 편이다. 하지만 이는 감성을 위해 타협해야 하는 글래디에이터만의 매력과도 같다.
인제에 도착해 만난 와인딩 국도와 고르지 못한 흙길, 자갈이 깔린 비포장 구간에서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의 든든한 하체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빛을 발했다. 노면이 고르지 않은 흙길과 자잘한 요철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도 서스펜션이 충격을 묵직하게 흡수하며 불안감 없는 주행을 이어갔다.
비포장길에서 사륜구동(4H)을 체결하자 바퀴 하나 겉도는 느낌 없이 단단하게 노면을 움켜쥐고 나아갔다. 굳이 하드코어용 4L(저단) 모드나 전자식 차동잠금장치를 켜지 않더라도, 웬만한 시골 비포장 언덕길이나 요철 구간은 비웃듯 여유롭게 통과했다. 특유의 든든함과 어떤 길을 마주해도 문제 없다는 확신은 운전자에게 거대한 심리적 만족감을 줬다.
한편, 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은 출퇴근길의 조용함이나 극강의 연비 효율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매주 대자연 속으로 모험을 떠나고자 하는 캠퍼, 남들과 전혀 다른 자신만의 독보적인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차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최고의 놀이기구이자 파트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