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빌리티

글로벌모빌리티

'카메라 고집' 테슬라, 눈부심 방지 특허로 센서 부재의 한계 스스로 인정하나

메뉴
0 공유

뉴스

'카메라 고집' 테슬라, 눈부심 방지 특허로 센서 부재의 한계 스스로 인정하나

라이다 배제한 ‘테슬라 비전’의 치명적 결함, 물리적 장치로 땜질 처방하나
나노 소재부터 모터 구동까지… 소프트웨어 혁신 대신 하드웨어 복잡성만 가중
센서 융합이라는 쉬운 길 외면, 기술적 자존심이 부른 과도한 공학적 낭비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2-26 08:58

테슬라 모델 Y 드라이빙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 Y 드라이빙 사진=테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라이다(Lidar)나 레이더 센서 대신 카메라에만 의존해 자율주행을 구현하겠다는 이른바 '테슬라 비전' 전략을 고수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2022년부터 차량에서 초음파 센서까지 제거하며 카메라 기반의 시스템을 강행해 왔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안전성과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미 특허청(USPTO)을 통해 공개된 테슬라의 새로운 특허는 역설적으로 카메라 기반 시스템이 가진 치명적인 취약점을 스스로 드러낸 꼴이 됐다.

이번에 공개된 특허는 완전자율주행(FSD) 카메라 렌즈에 발생하는 '눈부심(Glare)' 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기술적 장치를 다루고 있다. 햇빛이나 야간의 차량 전조등으로 인해 카메라가 일시적인 시각 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은 인간 운전자뿐만 아니라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차에도 큰 걸림돌이 돼 왔으며, 이는 FSD 시스템이 주행 중 갑작스럽게 해제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보조 센서가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를 카메라 성능에만 의존하다 보니 결국 복잡한 하드웨어 설계를 덧붙여 해결하려는 모양새다.

테슬라의 해결책은 카메라 주변의 빛 가림막(글레어 쉴드)을 일반적인 플라스틱 대신 미세한 원추형 구조의 3차원 배열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0.65mm에서 2mm 사이의 아주 미세한 원뿔들이 빛을 반사하는 대신 가두어버리는 원리로, 마치 녹음실의 흡음재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 여기에 빛을 거의 완벽하게 흡수하는 '반타블랙(Vantablack)'과 같은 특수 탄소 나노튜브 코팅까지 적용하여 빛의 반사율을 극단적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테슬라가 이 가림막에 스테퍼 모터와 액추에이터를 장착해 태양의 위치나 주변 광원에 따라 실시간으로 각도를 조절하는 '능동형 시스템'까지 구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던 당초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차량 외부에 복잡한 기계적 가동 부위를 추가함으로써 고장 가능성과 유지보수 비용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미세한 원뿔 구조를 보호하기 위해 플라스틱 대신 소결강(Sintered steel)이라는 특수한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제조 공정의 복잡성을 가중시킨다.

결국, 이번 특허는 라이다나 레이더 없이 오직 카메라만으로 완벽한 자율주행을 구현하겠다는 테슬라의 접근 방식이 얼마나 많은 '우회로'를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업계에서는 센서 융합이라는 보편적이고 안전한 길을 외면한 채, 카메라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과도한 공학적 수고를 들이는 테슬라의 행보가 과연 진정한 자율주행으로 가는 최선책인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테슬라 최근 특허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최근 특허 사진=테슬라
테슬라 최근 특허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최근 특허 사진=테슬라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저작권자 © 글로벌모빌리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