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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고성능 'GR' 독립 브랜드화 추진… 과거 닷지 'SRT 실패' 답습하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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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고성능 'GR' 독립 브랜드화 추진… 과거 닷지 'SRT 실패' 답습하나 우려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2-15 13:41

토요타 GR GT 컨셉트 이미지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GR GT 컨셉트 이미지 사진=토요타
토요타가 고성능 디비전 '가주 레이싱(Gazoo Racing, GR)'을 독립적인 브랜드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과거 닷지(Dodge)가 시도했으나 실패로 끝난 'SRT 독립 브랜드화'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부 외신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업계 소식에 따르면 토요타가 선보인 새로운 스포츠카 'GR GT'는 토요타가 아닌 GR 브랜드 자체의 이름을 달고 출시됐지만, 이는 닷지가 과거 고성능 서브 브랜드 SRT(Street & Racing Technology)를 카라반, 저니 등 일반 모델과 분리해 독자적인 고성능 라인업으로 구축하려 했던 시도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닷지는 바이퍼(Viper)를 SRT 브랜드의 헤일로 모델로 내세웠으나, 2년 만에 혼란스러운 브랜딩과 저조한 판매로 바이퍼를 닷지 라인업으로 복귀시키며 실패를 인정했다.

당시 피아트-크라이슬러 CEO였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는 SRT를 닷지 브랜드로 재통합하며 "닷지는 성능 브랜드이며, SRT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요타는 GR을 별개의 독립적인 고성능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GR GT를 새로운 브랜드의 헤일로 모델로 삼고, 향후 GR 전용 고성능 차량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더 나아가 토요타는 GR GT를 자사 딜러십에서 판매하지 않고, 미국에서는 일부 렉서스(Lexus) 딜러십을 통해서만 판매할 계획이다. 약 22만5000달러(한화 약 3억 원)에 달하는 스포츠카 고객들에게는 정비나 전반적인 서비스 측면에서 렉서스 딜러십 경험이 더 선호될 수 있으나,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렉서스로 출시하는 것이 낫지 않았나"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서브 브랜드를 독립시키는 시도를 했으며,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닷지는 '램(Ram)' 트럭을 성공적인 독립 브랜드로 만들었고, 현대차는 '제네시스(Genesis)'를 럭셔리 브랜드로 성공적으로 변모시켰으며, 볼보(Volvo)는 '폴스타(Polestar)'를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분리했다.

이들 성공 사례들은 토요타(및 과거 닷지)의 시도와는 달리, 브랜드 독립과 함께 막대한 투자를 통해 강력한 딜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별도의 인력을 채용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포드(Ford)는 '머스탱 마하-E(Mustang Mach-E)'에 포드 뱃지를 붙이지 않았지만, 기존 머스탱 브랜드의 강력한 이미지를 활용하는 신중한 접근 방식을 택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짐 팔리 CEO는 "우리는 감정을 전기차에 불어넣고 싶었고, 그래서 머스탱으로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쉐보레(Chevrolet)의 '콜벳(Corvette)' 분사설도 꾸준히 제기됐으나, 마크 로이스 GM 사장은 "콜벳을 쉐보레에서 분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쉐보레의 핵심은 고객에게 가격 대비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며, 별도로 나갈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며 강력한 딜러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요타가 현재 GR86, GR 코롤라, GR 수프라 등 훌륭한 고성능 제품을 선보이며 가주 레이싱의 명성을 높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토요타가 별도의 딜러 네트워크 구축 및 전담 마케팅, 엔지니어링팀 구성과 같은 적절한 기반 투자 없이 GR을 독립 브랜드로 밀어붙일 경우, 과거 닷지 SRT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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