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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동차 산업에 드리운 중국발 '공장 폐쇄'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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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동차 산업에 드리운 중국발 '공장 폐쇄' 그림자

중국 EV 공세로 8개 공장 문 닫을 위기… 스텔란티스 등 유휴 생산 능력 심각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10-14 09:55

스텔란티스 자동차 생산 공장이미지 확대보기
스텔란티스 자동차 생산 공장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수요 감소와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13일(현지 시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압박으로 인해 유럽 내에서 최대 8개의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 대륙의 평균 생산 능력 활용도는 현재 55%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75% 미만으로 가동되는 공장은 수익성이 없다고 분석한다. 특히 스텔란티스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알파로메오 자동차 생산 공장을 포함한 스텔란티스의 유럽 공장은 45%만 가동되고 있다.

컨설팅 회사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의 파비안 피아텍 전무이사는 심각성을 경고했다. 그는 "향후 몇 년 동안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는 (판매 대수로) 1대에서 2대의 차량을 잃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BYD와 같은 중국 브랜드가 유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올해 유럽 시장의 약 5%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2030년까지 10%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본다.

프랑스 신문 르몽드(Le Monde)의 지난 5월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발전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중국은 2009년 이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되었다. 2024년 중국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3,1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합친 판매량을 넘어선 수치다.

과거 중국 자동차는 주로 현지 주민만을 위해 생산되었다. 그러나 2023년 중국은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되는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유럽에서 공장을 폐쇄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높은 비용이 수반된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직원 1만 명을 보유한 대규모 공장을 폐쇄하는 데 약 15억 유로(약 2조 2000억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한다.

게다가 노조와의 협상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폐쇄까지는 최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유럽 제조업체들은 이미 수천 개의 일자리를 줄이고 생산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자동차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유럽에서 판매 부진을 겪었다. 이미 성장세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여러 공장을 폐쇄하고 있다. 중국발 경쟁 심화와 수요 위축이 겹치면서 유럽 자동차 산업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생산 능력 축소라는 피할 수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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