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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진의 나탔수] 팰리세이드 HEV, 계기판 먹통에도 '패밀리카 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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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나연진의 나탔수] 팰리세이드 HEV, 계기판 먹통에도 '패밀리카 甲'

정숙한 주행, 가족 친화형 하이브리드
넓은 3열 공간, 실용성·설계 모두 강화
계기판 오류 발생…완성도엔 큰 영향 없어

나연진 기자

기사입력 : 2025-07-18 11:46

나연진 앵커가 2025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7인승 캘리그라피 트림 모델 시승 리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PD이미지 확대보기
나연진 앵커가 2025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7인승 캘리그라피 트림 모델 시승 리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PD
지난달 30일부터 2박 3일간 함께한 2025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7인승 캘리그라피 트림은 '패밀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라는 정체성을 더욱 또렷하게 보여주는 모델이었다. 여유로운 실내 공간, 고급감을 살린 디자인, 그리고 연료 효율성까지 챙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이전보다 더 가족 친화적인 방향으로 진화한 모습이다.

이번 시승은 올해 초 먼저 경험했던 2.5 터보 가솔린 모델과의 비교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웠다. 같은 2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지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주행 질감과 실내 정숙성 면에서는 확실히 다른 인상을 남겼다. 가솔린 모델이 즉각적인 응답성과 탄탄한 힘으로 '운전의 재미'를 강조했다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보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가속감으로 '가족 중심의 여유로운 주행'에 초첨이 맞춰져 있었다.

전면부는 한눈에 봐도 위용이 느껴졌다. 수직형 주간주행등(DRL)과 입체적인 캐스케이딩 그릴이 조화를 이루며 강인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첫인상을 남긴다. 시승차에 적용된 20인치 알로이 휠은 묵직한 차체 비율과 잘 어울린다. 후면 수직형 리어램프는 플래그십 SUV로서의 존재감을 완성한다.

실내는 고급감과 디지털화가 조화를 이뤘다. 12.3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공조 버튼과 센터 콘솔은 더욱 직관적으로 다듬어졌다. 시승차는 7인승 모델이기 때문에 2열 독립 시트가 적용됐고 슬라이딩과 폴딩이 자유로워 승하차나 짐 적재 모두 유연하게 가능했다. 3열은 성인 탑승도 무리가 없을 만큼 공간이 꽤 여유로워 놀랐다. 아이 카시트를 설치하거나 유모차를 실을 때도 육아 중인 운전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준의 공간과 설계를 갖춘 차량이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2.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돼 시스템 출력 334마력을 발휘한다. 1회 주유 시 주행 가능 거리는 1000km 이상(자체 측정 기준)에 달한다. 도심에서는 전기모터 위주로 조용히 움직이고, 고속 주행에서는 엔진이 매끄럽게 개입해 힘을 더한다. 정숙성은 전기차에 근접할 만큼 만족스러웠고, 차음 성능도 뛰어나 실내는 조용했다. 특히 E-핸들링, E-EHA, e-DTVC 등 전동화 특화 기술이 탑재돼 큰 차체임에도 고속도로 코너링이나 과속방지턱 통과 시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가솔린 모델의 경우, 직진 응답이 빠르고 출력 반응이 즉각적이었던 반면 하이브리드는 그보다 매끄럽고 정제된 감각에 가까웠다. '어느 쪼이 더 낫다'라기보다는 성향에 따라 선호가 명확히 갈릴 수 있는 차다.

주행 속도 표시 및 연료 게이지 에러(동그라미 표시) 등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오류 발생 장면. 사진=나연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주행 속도 표시 및 연료 게이지 에러(동그라미 표시) 등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오류 발생 장면. 사진=나연진 기자


시승 기간 중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오류가 발생해 아쉬움을 남겼다. 주행 중 속도 표시가 사라지고, 연료 게이지는 줄어들지 않고 1km씩 증가하는 방식으로 비정상적으로 표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재시동 후에도 동일한 증상이 반복돼 즉시 현대자동차 측에 전달했다. 약 2주 뒤 서비스센터를 통해 전달받은 현대차 측 설명은 "시승차에만 일시적으로 발생한 연료 센터 부품 에러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는 정상 작동 중"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승을 통해 2025 팰리세이드는 대형 SUV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열·3열의 공간 구성, 수납 효율성, 주행 성능까지 만족스러웠다. 특히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는 실용성과 고급감을 모두 갖춘 매력적인 선택지다.

계기판 디스플레이 오류라는 변수는 있었지만, 상품성과 주행 완성도 면에서는 이전보다 한층 더 다듬어진 모습이었다. 대형 SUV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대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모델이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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