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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 영국 공장 폐쇄설 일축…美 볼보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안 검토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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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 영국 공장 폐쇄설 일축…美 볼보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안 검토는 사실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6-30 19:53

로터스 에메야 사진=로터스이미지 확대보기
로터스 에메야 사진=로터스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Lotus)가 자국 내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역사적인 노퍽(Norfolk) 공장을 폐쇄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가운데, 로터스 측이 30일 이를 공식 부인했다. BBC와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를 계기로 확산된 폐쇄설에 대해 로터스는 “공장은 정상 운영 중이며, 폐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로터스는 “지난 6년간 R&D와 영국 내 생산 설비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며 “영국은 로터스의 스포츠카 생산 거점이자 글로벌 디자인센터, 모터스포츠 본부, 엔지니어링 본사가 위치한 브랜드의 핵심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 고객과 직원, 딜러, 공급망, 그리고 자랑스러운 영국 브랜드 유산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내 생산을 고려 중인 사실은 인정했다. 이는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한 고율 관세의 여파로,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로터스 전기차 ‘엘레트레(Eletre)’와 ‘에메야(Emeya)’의 미국 판매가 중단된 데 따른 전략적 대응이다. 실제로 로터스는 4월 이후 미국으로의 엘레트레 수출을 중단했으며, 스포츠카 에미라(Emira)의 수출도 일시 중단된 상태다.

펑칭펑(Feng Qingfeng) 로터스 CEO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관세 인상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전략을 모색 중”이라며 “현실적으로 로터스 같은 저생산량 브랜드가 새 공장을 짓긴 어렵지만, 현지 조립은 충분히 현실적인 옵션”이라고 밝혔다.

로터스는 현재 에미라와 전기차 일부 모델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리지빌(Ridgeville)에 위치한 볼보(Volvo)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공장은 2018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최대 연간 생산능력은 15만 대에 달하지만 실제 가동률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현재는 볼보 EX90과 폴스타3를 생산 중이며, 지난해 6월 이후 S60 생산은 중단됐다.

볼보는 지난 5월 리지빌 공장의 인력 5%를 감축했지만, 향후 4,000개의 일자리 창출 계획도 동시에 발표한 바 있다. 모기업 지리(Geely) 그룹이 로터스 생산 일부를 해당 시설로 이전할지 여부는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논란은 영국 자동차 산업 전반의 위기감 속에 불거졌다. 영국자동차제조판매협회(SMMT)에 따르면 지난 5월 영국 내 자동차 생산량은 4만9,810대로, 1949년 이후 가장 낮은 5월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약 3분의 1이 줄어든 수치다.

특히 미국 수출 감소가 심각하다. 로터스를 비롯해 재규어 랜드로버, 애스턴마틴 등 주요 영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미국의 관세 장벽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5월 한 달 동안 영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55.4% 급감했다.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8.2%에서 11.3%로 떨어졌다.

로터스가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수출 위축에 대한 대응 전략이 깔려 있다. 그러나 브랜드의 뿌리이자 기술·디자인의 본거지인 영국 노퍽 공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로터스가 “브랜드의 심장은 여전히 영국에 있다”고 거듭 강조한 이유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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