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차를 판다고 끝이 아닙니다. 고객과의 관계는 그때부터 시작입니다.” 르노코리아가 원주에 새롭게 문을 연 복합 대리점은 단순한 자동차 전시장이나 정비소가 아니다.
지난 15일 르노코리아는 소규모 기자단을 꾸려 새롭게 오픈한 르노코리아 원주 복합 대리점으로 초대했다.
운영 책임을 맡은 티에이오토에 따르면 지난달 문을 연 이 대리점은 ‘차를 사는 경험’에서 ‘브랜드를 함께하는 여정’으로 자동차 소비자 경험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공간이다. 차량 구매부터 정비, 서비스, 브랜드 체험까지 가능한 ‘2S(Sales & Service)’ 복합 거점으로, 강원 지역 최초 사례다.
티에이오토는 아우디 판매를 맡았던 태안모터스의 자회사다. 3년 전 르노코리아가 힘들어하던 시기 입찰에 들어와 위탁 판매 방식을 취하고 있는 법인이다. 그 중에서도 원주 대리점은 강원도 지역에서 판매, 서비스를 도맡게 될 전략적 요충지다.
박창우 티에이오토 대표는 "그랑 콜레오스의 가능성은 물론, 르노코리아의 오로라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과감한 투자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티에이오토는 현재 수도권과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총 12개 대리점과 5개의 소규모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르노코리아 전체 판매의 약 10%를 담당했다. 내달에는 춘천과 서울 강동에 각각 신규 거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 원주 대리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힙한' 인테리어와 카페 같은 분위기다. 어깨를 펴고 상담을 나누는 공간은 전시장 곳곳에 마련돼 있고, 한쪽 벽면에는 르노 브랜드 굿즈와 편집숍 스타일의 진열대가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고객이 정비 접수를 기다리면서도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란 점에서, 기존 자동차 매장의 '대기 문화'와는 분명 다른 접근이다.
이 대리점은 약 180평 규모로, 차량 4대가 전시된 전시장과 별동 형태의 경정비 서비스센터가 나란히 운영된다. 현재는 경정비 중심이지만, 오는 7월에는 인근에 사고차 수리와 보증 정비를 포함한 전용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고객은 한 곳에서 차량 구매부터 사후관리까지 일괄 처리할 수 있어, ‘차량 생애주기 전반을 책임지는 네트워크’라는 르노코리아의 전략이 그대로 구현된 셈이다.
르노코리아의 전략은 단순히 거점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판매와 서비스를 일원화함으로써 고객 경험을 정제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르노코리아는 전국에 168개의 판매 대리점과 368개의 A/S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법인 딜러 비중은 60% 이상이다. 회사는 2S 복합 거점을 현재 23개에서 올해 말까지 28개, 내년에는 4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기장 르노코리아 거점전략팀 팀장은 "고객이 어디서 차를 사든 동일한 가격과 동일한 서비스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원 프라이스' 정책과 표준화된 법인 운영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입차 브랜드에서처럼, 고객이 '내가 산 그 매장'에서 꾸준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운영 방식이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르노코리아는 이런 일련의 전략들을 ‘르노 브랜드 재정립’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공개한 새로운 CI와 함께 시작된 ‘오로라 프로젝트’는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판매 방식, 딜러 구조, 고객 경험까지 전면적으로 변화시키는 시도다. ‘그랑 콜레오스’ 이후, 올해는 전기차 ‘세닉’을 비롯한 신모델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고객과의 ‘끝나지 않는 관계’를 지향하는 르노코리아의 실험. 수입차 브랜드가 그간 독점해온 고급 서비스 경험을 국산차 브랜드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원주 대리점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