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실수로 같은 넘버 배지가 부착된 포르쉐 911 60주년 기념 한정 모델 2대, 오너들, 넘버 배지 사진=포르쉐
포르쉐가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전 세계 1963대만 한정 생산하는 '911 S/T' 모델 중 두 대에 동일한 일련번호가 부여되는 이례적인 실수가 발생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해당 차량의 원래 1724번이어야 할 유닛과 1742번이어야 할 유닛 모두에 '1724'라는 넘버 배지가 부착된 것이다. 이 사실은 한 소유주가 자신의 차량을 위해 추가적인 맞춤형 배지를 구매하려다 발견되었다.
911 S/T는 최고출력 518마력을 내뿜는 4.0리터 자연흡기 수평대향 6기통 엔진과 6단 수동 변속기를 탑재한 고성능 모델이다. 차량 무게는 약 1386kg(3056파운드)에 불과하며 현재 마지막 물량의 인도가 진행 중이다.
상반된 개성 가진 두 대의 1724번 차량
실수의 주인공인 두 소유주는 서로 상반된 스타일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과테말라 포르쉐 클럽 회장인 페드로 솔리스 클루스만은 본인과 어머니, 아버지의 생일 숫자를 조합한 '1724' 번호를 직접 선택했다. 그의 차량은 쇼어 블루 메탈릭 외장색에 헤리티지 디자인 패키지, 카본 파이버 롤케이지를 적용했다.
반면 의도치 않게 동일한 번호를 받았던 수잔 타헤르의 차량은 로즈 레드 외장에 가즈 레드 가죽 실내를 갖춘 화려한 조합을 자랑했다. 수잔은 해당 번호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으나, 포르쉐의 실수로 인해 본의 아니게 세상에 단 두 대뿐인 독특한 차를 소유하게 된 셈이다.
실수도 브랜드 가치로 승화시킨 포르쉐의 대응
포르쉐의 맞춤형 제작 부서인 '존더분쉬(Sonderwunsch)' 담당 이사 칼 하인츠 볼츠는 제조 과정에서 수작업이 많이 포함되다 보니 인간적인 실수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실수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며 소유주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포르쉐는 이 오류를 감추기보다 회사의 역사 일부로 기록하기로 결정했다. 잘못 제작된 배지는 수거되어 회사의 아카이브에 영구 보관됐으며, 두 소유주는 독일 주펜하우젠 본사로 초대받아 각자의 차량 사양을 담은 기념품을 증정받았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제조 실수를 넘어 자동차 제작에 담긴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독특한 사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