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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차는] 국민 상용차,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 현대 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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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차는] 국민 상용차,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 현대 포터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2-19 09:03

현대 포터 II 일렉트릭(왼쪽) LPG(오른쪽)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 포터 II 일렉트릭(왼쪽) LPG(오른쪽) 사진=현대자동차
대한민국 도로 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가장 과소 평가받는 차량을 꼽으라면 단연 현대자동차의 포터(Porter)일 것이다. 1톤 트럭이라는 실용적인 분류 체계 속에 존재하는 이 차량은 지난 수십 년간 소상공인의 발이 되어주었으며, 이삿짐센터의 주력 장비이자 택배 산업의 근간을 지탱해온 국가대표급 상용차다. 포터는 한국 현대사에서 경제 성장의 이면과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투영하는 거울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해 왔다.

포터의 위상은 판매 수치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다. 수많은 승용차 모델이 명멸해가는 과정에서도 포터는 연간 판매량 10만 대 전후를 기록하며 국산차 판매 순위 1위를 수시로 차지해왔다. 이는 차의 성능이 뛰어나서라기보다, 한국 사회의 특수한 자영업 구조와 물류 환경이 포터라는 특정 모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최근 포터는 환경 규제의 강화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 앞에 서 있다. 수십 년간 이어온 디젤 엔진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LPG 터보와 전기차라는 새로운 동력원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으며, 안전 규제 대응을 위한 차세대 플랫폼으로의 전환도 예고되어 있다.

현대 포터의 역사적 궤적과 세대별 진화

현대 포터의 역사는 197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은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소규모 운송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으며,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시장의 요구를 간파하고 독자적인 소형 상용차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현대 포터 1세대 모델 HD1000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 포터 1세대 모델 HD1000 사진=현대자동차

제1세대 (HD1000): 독자 개발의 꿈과 시련의 시대

1977년 현대자동차는 트럭, 미니버스, 밴의 세 가지 라인업을 갖춘 HD1000을 출시하며 포터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당시 기아자동차가 봉고를 내놓기보다 약 3년이나 앞선 시점으로, 현대차는 포니 개발로 얻은 기술적 자신감을 상용차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1세대 포터는 당시 현대차의 승용 모델이었던 포니의 헤드램프 디자인을 일부 공유하며 친숙한 이미지를 강조했고, 영국 퍼킨스(Perkins)사의 1.8리터 디젤 엔진을 라이선스 생산하여 탑재함으로써 약 55마력의 출력을 확보했다.

HD1000은 출시 직후 누적 판매 3만 대를 돌파하며 상용차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1981년 신군부가 단행한 '자동차공업 통합조치'는 포터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승용차는 현대와 대우, 상용차는 기아로 생산 주체를 강제 조정이라는 조치로 인해 현대차는 잘 나가던 포터를 강제로 단종시켜야만 했다. 이 시기 현대차의 공백은 기아 봉고가 독점하게 됐고, 오늘날 우리에게 ‘봉고’라는 말이 더 익숙하게 된 것이다.

1986년 2세대 포터 사진=현대자동차 이미지 확대보기
1986년 2세대 포터 사진=현대자동차

제2세대 (AH): 기술 제휴와 '각 포터'의 전설

1986년 자동차공업 통합조치가 해제되자 현대자동차는 즉각 소형 상용차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기술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당시 협력 관계였던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의 델리카(Delica) 2세대 모델을 라이선스 도입하여 출시한 모델이 바로 2세대 포터(코드명 AH)다. 직선 위주의 디자인으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각 포터'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2세대 포터는 2.5리터 싸이클론 디젤 엔진을 장착하여 내구성과 힘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특히 1990년형 모델부터는 기존의 컬럼 시프트(핸들 옆 변속레버) 방식에서 승용차와 같은 플로어 시프트 방식으로 변경되며 운전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이후 방향지시등 색상 변경, 디지털 시계 적용 등 미세한 상품성 개선을 거치며 현대차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3세대 뉴 포터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3세대 뉴 포터 사진=현대자동차

제3세대 (AU): '뉴 포터'의 시장 압도와 현대적 완성

1996년 출시된 3세대 '뉴 포터'는 미쓰비시 델리카 3세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되, 현대자동차의 그레이스와 전면 디자인을 공유하며 유선형의 부드러운 인상으로 탈바꿈했다. 웃는 얼굴을 형상화한 듯한 전면부 덕분에 '동글이 포터'라는 애칭을 얻었으며, 이 시기부터 운전석 뒤쪽 공간을 확보한 '슈퍼캡' 사양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3세대 포터의 핵심 경쟁력은 현대차가 자체 개량한 'T엔진'에 있었다. 이 엔진은 높은 신뢰도와 유지보수의 용이성을 바탕으로 당시 기아 봉고의 J2 엔진 대비 우위를 점하며 포터가 상용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올라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또한, 실내 대시보드 디자인을 승용차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우드 그레인 내장재를 적용하는 등 '고급스러운 트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제4세대 (HR): 20년의 장기 집권과 포터 II의 시대

2004년 1월,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맞춰 등장한 4세대 '포터 II'는 현재까지도 생산이 이어지고 있는 모델로, 현대차 역사상 단일 세대로는 가장 긴 판매 기간을 자랑한다. 포터 II는 123마력 CRDi 엔진(WGT)과 94마력 터보 인터쿨러 엔진을 병행 운영하며 출력과 연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다. 특히 1톤 트럭 최초로 승용형 연료주입구를 채택하고 실내 거주 공간을 대폭 확장하여 장시간 운전하는 화물 종사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한국 경제의 거울: '포터 지수'와 판매 데이터 분석

포터의 판매량은 단순히 한 자동차 모델의 인기를 넘어 한국 경제의 실물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른바 '포터 지수(Porter Index)'는 포터의 판매 실적이 경기에 반비례하여 움직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경기가 침체되면 대기업의 구조조정이나 중소기업의 폐업이 늘어나고, 여기서 밀려난 노동자들이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소규모 운송업이나 노점상, 택배업에 뛰어들게 된다. 이때 생계를 위한 필수 도구로 선택되는 것이 바로 포터다. 즉, 포터의 판매량이 급증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생계형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음을 방증하는 슬픈 지표이기도 했다.

실제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포터는 국산차 판매 순위에서 압도적인 위상을 차지했다. 2021년에는 총 9만2218대가 팔리며 그랜저의 5년 독주를 깨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2023년에도 그랜저에 이어 전체 판매 2위를 기록하는 등 기복 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2024년의 이례적 판매 급락과 그 함의

그러나 2024년에 접어들며 포터 지수의 전통적인 공식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포터 판매량은 2만837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4%나 급감했다. 연간 판매량 역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7만 대 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판매하락은 두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첫째는 '디젤 단종'이라는 기술적 변곡점이다. 2024년부터 시행된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으로 인해 택배 차량 등 소형 화물차의 경유차 신규 등록이 불가능해지면서, 현대차는 주력 모델이었던 디젤 포터를 단종시키고 LPG 모델로 강제 전환했다. 오랜 시간 디젤 엔진의 토크와 효율에 익숙해져 있던 소비자들은 LPG 모델로의 전환을 주저하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둘째는 자영업 경기의 심각한 붕괴다. 과거에는 불황기에 '생계형 구매'가 늘었으나, 현재의 불황은 자영업자들이 차량 할부금을 감당하기조차 힘든 수준의 극심한 소비 위축을 동반하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 전국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만2000명 감소하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즉, 이제는 포터를 사서 장사를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포터 II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포터 II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

파워트레인의 대전환: 디젤의 퇴장과 LPG/EV의 공존

현대 포터의 최근 행보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심장부의 교체다. 수십 년간 포터의 상징과도 같았던 2.5리터 디젤 엔진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친환경성을 강조한 모델들이 채우고 있다.

2.5 LPG 터보(T-LPDI): 대안인가 타협인가

2024년형 포터 II는 기존의 디젤 엔진을 대신해 새롭게 개발된 스마트스트림 LPG 2.5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이는 과거 출력 부족으로 외면받았던 LPi 엔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LPG 터보 엔진은 5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하여 최고 출력 159마력을 낸다. 이는 기존 디젤 엔진보다 오히려 24마력 높은 수치다. 터보차저 적용 덕분에 저속 토크가 개선되어 짐을 실은 상태에서도 충분한 가속력을 제공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른바 '디딸')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장시간 운전 시 피로도가 낮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또한 요소수를 보충할 필요가 없어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실주행 연비는 ℓ당 5.5~7.4km 수준으로 디젤보다 낮게 형성된다. 또한 연료 완충 후 주행 가능 거리가 약 390~488km 수준으로, 과거 디젤 차량이 가득 주유 시 600km 이상을 달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충전 주기가 짧아지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포터 II 일렉트릭: 소형 상용 전동화의 빛과 그림자

2020년 출시된 포터 일렉트릭은 정부 보조금 혜택과 공영주차장 할인, 저렴한 충전 비용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에 침투했다. 2023년 국산 전기차 중 판매량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기술적 한계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포터 EV의 가장 큰 문제점은 '충전 효율'이다. 58.8kWh의 배터리 용량으로 확보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11km에 불과하다. 특히 겨울철에 히터를 작동시키거나 무거운 짐을 싣고 고속도로를 주행할 경우 주행거리가 150km 미만으로 급감하는 사례가 빈번하여, 장거리 운송업자들에게는 '스트레스 제조기'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는 항상 포터와 봉고 전기차들이 점령하게 되었고, 이는 승용 전기차 유저들과의 갈등 원인이 되기도 했다.

중고차 시장의 역설: 귀해진 디젤 모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고차 시장에서는 단종된 '포터 디젤'을 찾는 수요가 폭증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LPG의 짧은 주행거리와 전기차의 충전 불편함을 겪기 싫은 실사용자들이 검증된 디젤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2023~2024년식 포터 디젤 모델은 주행거리가 5만km에 달해도 신차 가격에 육박하는 1900만 원 내외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으며, 매물이 나오자마자 판매되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이는 기술의 진보와 환경 규제의 방향성이 실제 시장의 수요와 괴리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영원한 숙적: 현대 포터 2 vs 기아 봉고 3

한국 1톤 트럭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포터와 봉고는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내의 한 가족이면서도 시장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관계다. 두 차량은 파워트레인과 프레임을 공유하지만, 세부적인 세팅과 타겟 고객층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포터와 봉고의 가장 큰 차이는 하체 세팅과 조향 감각에 있다. 전통적으로 포터는 승용차에 가까운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향하며, 핸들링이 가벼워 도심 내 좁은 골목길을 누비는 택배나 소규모 배달 업무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봉고는 포터보다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세팅되어 있어 무거운 짐을 실었을 때의 안정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지턱 통과 시의 움직임에서도 차이가 나타나는데, 시속 30km 이상의 속도에서 포터는 상하 흔들림을 부드럽게 흡수하는 반면, 봉고는 차체가 단단하게 버티는 느낌을 준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운전의 편안함은 포터, 과적과 험로 주행은 봉고'라는 공식이 시장에 형성되어 있다.

봉고만의 독점 영역: 1.2톤 모델

현대 포터가 1톤 라인업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기아 봉고는 '1.2톤'이라는 독자적인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고작 0.2톤 차이지만 법적으로 소형화물차가 아닌 '중형화물차'로 분류되며, 이로 인해 유가보조금 혜택이 1톤 대비 월등히 높다(1톤 약 23만 원 vs 1.2톤 약 35만 원). 1.2톤 모델은 적재함 길이가 더 길어 1.1m 규격의 파렛트를 3개까지 실을 수 있다는 점(1톤은 2개) 때문에 일감이 더 많은 전문 화물 운송 종사자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단, 1.2톤은 자동변속기 옵션이 없고 승차감이 매우 딱딱하다는 단점이 명확하다.

브랜드 선호도와 판매량의 격차

기술적으로 거의 동일한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포터가 봉고보다 약 1.5배가량 많이 팔린다. 이는 '현대'라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도와 전국적으로 촘촘한 서비스 네트워크, 그리고 중고차 시장에서의 높은 잔존 가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신차 시장에서는 포터가 우세하지만, 가성비를 중시하는 중고차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봉고를 찾는 소비층도 두텁다.

현대 ST1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 ST1 사진=현대자동차

미래 모빌리티를 향한 도약: ST1과 PBV 전략

20년 넘게 한국 도로를 지배해온 캡오버형(보닛이 없는 형태) 1톤 트럭은 이제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이다. 운전석 아래에 엔진이 위치하고 앞부분에 충돌 흡수 공간이 거의 없는 포터의 구조는 강화되는 안전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 국토교통부는 소형 화물차의 충돌 테스트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여 2027년부터는 현재의 포터 형태가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고했다.

차세대 비즈니스 플랫폼 'ST1'의 등장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규제 대응과 동시에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상용차 플랫폼 'ST1(Service Type 1)'을 공개했다. ST1은 스타리아의 전면부와 유사한 '세미 보닛' 타입을 채택하여 충돌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프레임 바디 기반의 포터와 달리, 승용차의 모노코크 구조와 화물차의 프레임 구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화물차임에도 승용차에 가까운 주행 감성과 낮은 시트 포지션을 제공하여 운전자의 승하차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물류 최적화 기능: 배송 기사들의 업무 동선을 고려하여 시동 버튼 없이 탑승만으로 시동이 걸리는 '스마트 드라이브 레디',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멀어지면 적재함 문이 자동으로 잠기는 '스마트 워크 어웨이' 등 첨단 기술이 대거 탑재되었다. 또한, 지하주차장 진입이 용이하도록 전고를 낮추고 적재함 상하차 발판 높이를 380mm로 구현하는 등 철저히 사용자 중심의 설계를 보여준다.

기아 PV5 인테리어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PV5 인테리어 사진=기아

소프트웨어 중심의 상용차(SDV)로의 전환

ST1은 단순한 하드웨어를 넘어 '데이터 오픈 API'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지향한다. 차량의 실시간 위치, 주행 데이터, 배터리 상태 등을 고객사가 직접 자신의 시스템과 연동하여 물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하여 별도의 단말기 없이 차량 내에서 물류 앱을 직접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자율주행과 미래 물류 네트워크

현대자동차는 포터와 ST1을 활용한 자율주행 실증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정부의 '2027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계획에 맞춰 고속도로 44개 노선 전체를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로 확대하고, 화물차의 군집 주행 및 고속도로 장거리 자율 운송 기술을 개발 중이다. 비록 로보셔틀 등 일부 서비스가 지연되는 진통을 겪고 있으나, 부족한 화물 운송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율주행 기술은 향후 포터의 후계 모델들에 핵심 사양으로 탑재될 전망이다.

생산 현장의 위기와 시장의 과제

현재 현대 포터는 외형적인 화려함 뒤에 '생산 중단'이라는 뼈아픈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재고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쌓였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울산 4공장의 포터 생산라인을 약 2주간 전면 휴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시간당 생산 대수(UPH)를 28.5대에서 19.5대로 대폭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재고를 소진하지 못한 결과다. 2025년 1~5월 포터 판매량은 전년 대비 26.6% 감소했으며, 특히 내연기관 포터의 감소 폭은 30%를 상회한다.

이러한 생산 위기는 자동차 산업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 상용차로 불리는 포터의 판매 부진은 우리 사회의 실물 경제가 그만큼 얼어붙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디젤 단종 이후 도입된 LPG와 전기차 플랫폼이 기존 디젤 수요를 완벽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기술적 과제도 남겼다. LPG 트럭이 디젤의 공백을 약 80% 정도만 메우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다시 이끌어내기 위한 주행거리 개선과 충전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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