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유독 SUV를 선호하는 데서 비롯된 착시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는 여전히 세단과 해치백 등 전통적인 차급이 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SUV 수요가 최근 수십 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높은 이익 구조를 가진 SUV를 늘리려는 제조사 전략은 다양한 파생 모델 개발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SUV 붐을 가속해왔다.
이 가운데 루크 동커볼케(Luc Donckerwolke) 제네시스·현대차그룹 최고창의책임자(CCO)가 “SUV 열풍은 머지않아 정점을 맞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코다 옥타비아부터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까지 굵직한 작품을 남긴 세계적 디자이너는 “지금은 SUV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 빠른 성장세는 곧 포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단일 차종이 시장을 독식하는 ‘모노컬처’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네시스 디자인 수장 “SUV 시대, 머지않아 정점 찍을 것”… 왜 다시 ‘왜건’이 주목받나
동커볼케의 전망을 뒷받침하듯 제네시스는 SUV 라인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세단과 왜건 등 다양한 차종을 유지하고 있다. G70·G80·G90 세단을 비롯해 유럽 시장을 겨냥한 G70 슈팅브레이크, 최근에는 V8 엔진을 품은 고성능 슈퍼카 콘셉트까지 공개했다.
또한,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Magma)’ 출범과 함께 공개된 G90 윙백(Wingback) 콘셉트는 왜건 회귀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델이다. 대형 럭셔리 세단 G90을 기반으로 한 이 모델은 전장 5.1m, 휠베이스 3.2m의 당당한 차체에 공격적인 전면 범퍼, 와이드 펜더, 듀얼 스포일러, 레이어드 배기구 등 강렬한 퍼포먼스 디자인 요소를 더했다.
메르세데스-AMG E63 에스테이트, BMW M5 투어링, 아우디 RS6 아반트 등 유럽 고성능 왜건이 시장을 다시 달구는 흐름 속에서, 제네시스가 미래 고성능 왜건을 고민하고 있음을 드러낸 해석도 가능하다.
제네시스 디자인 수장 “SUV 시대, 머지않아 정점 찍을 것”… 왜 다시 ‘왜건’이 주목받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