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IAA 모빌리티 2025 주최측과 현지 기자들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IAA 모빌리티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온 세계 3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5'가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모터쇼가 화려한 컨셉트카와 초현실적인 기술을 뽐내는 '꿈의 무대'였다면, 이제는 브랜드의 생존 전략과 현실적 비전을 보여주는 '전략의 각축장'으로 변모함에 있어서다. 모터쇼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눠볼 수도 있는데, 이번 IAA는 신차 공개 행사를 넘어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우선, 초기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테슬라에게 내줬던 독일 3사가 이번 IAA를 통해 '전기차 2막'의 시작을 알린다. 이들은 더이상 막연한 미래 비전 대신, 대량 생산을 위한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과 수익성을 확보할 현실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의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 BMW의 '노이에 클라쎄(Neue Klasse)', 메르세데스-벤츠의 '메르세데스 모듈러 아키텍처(MMA)' 등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모델들이 대거 등장하며, 효율성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을 보여줄 예정이다. 단순히 '전기차'를 생산한다기 보다 '수익성 있는 전기차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디자인 트랜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은 복잡하고 미래지향적인 요소들을 덜어내고, 본질적인 아름다움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을 보인다. '급진적 단순함'이라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은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깔끔하면서도 우아한 선과 면을 통해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재해석한다. 이번 IAA에서는 이러한 철학을 담은 모델들이 핵심이 된다. 특히, 브랜드의 새로운 얼굴이 될 전면부 디자인은 전통적인 그릴을 전기차 시대에 맞춰 새롭게 해석하고, 4개의 요소로 이루어진 새로운 라이트 시그니처를 선보이는 등, 과거의 영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인테리어 역시 물리적 버튼과 '샤이 테크(Shy Tech)'를 조화시켜, 복잡한 스크린에 의존하지 않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흐름은 바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거침없는 도전이다. 유럽 시장에서 이미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이들은 예전의 값싼 싸구려 자동차가 아니다. 혁신적인 기술력과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유럽의 전통적인 강호들에게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특히, 셀-투-팩(Cell-to-Pack) 배터리 기술과 같은 독자적인 기술력,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을 빠르게 구현하는 능력은 유럽 제조사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IAA는 이제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홈그라운드라는 의미를 넘어,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가늠하는 글로벌 격전지가 되고 있다.
이번 IAA에서는 무인 자율주행 기술과 같이 아직 상용화가 먼 미래 기술보다는, 당장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들이 강조될 전망이다. 고밀도 배터리를 통해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통해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기술이 주요 관심사가 된다. 또한, 차량을 스마트폰처럼 만들어주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OTA(무선 업데이트) 기술도 비중 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모터쇼의 주인공이 '미래 기술'에서 '현실적 솔루션'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2025 뮌헨 IAA는 단순히 신차를 구경하는 자리를 넘어,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