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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 '레벨 3 자율주행' 프로그램 보류.. 비용·기술 장벽에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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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 '레벨 3 자율주행' 프로그램 보류.. 비용·기술 장벽에 직면

야심 찼던 '오토드라이브', "높은 위험, 높은 투자".. 소비자 수요 불확실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8-27 08:48

스텔란티스 오토드라이브이미지 확대보기
스텔란티스 오토드라이브
스텔란티스가 레벨 3 첨단 운전자 지원(ADAS) 프로그램의 배포를 보류했다. 높은 비용과 기술적 문제, 그리고 소비자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스텔란티스가 이 프로그램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2월, 자체 개발한 레벨 3 기술인 '오토드라이브(AutoDrive)'를 공개하며 이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운전자가 특정 조건에서 운전대와 시선에서 자유로워져 영화를 보거나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회사 대변인은 "현재 시장 수요가 제한적"이라며 아직 출시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소식통들은 이 프로그램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토드라이브는 스텔란티스의 세 가지 핵심 기술 플랫폼인 'STLA ABC' 중 하나였다. 여기에는 차량 내 소프트웨어 시스템인 '스마트콕핏(SmartCockpit)'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반인 'STLA 브레인(STLA Brain)' 아키텍처가 포함된다. 하지만 로이터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아마존 간의 스마트콕핏 파트너십이 종료되었으며, 스텔란티스가 안드로이드 시스템을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스텔란티스의 소프트웨어 전략 실행이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는 최신 신호다.

테슬라를 필두로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를 자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차량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왔다. 그러나 스텔란티스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비용 증가, 인재 부족, 오랜 관료주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프트웨어 컨설팅 회사 엔보르소(Envorso)의 스튜어트 테일러(Stuart Taylor)는 이러한 전략적 변화가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며, 특히 첨단 운전자 지원 프로그램은 "높은 위험에 대한 높은 투자"라고 지적했다.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할 경우 막대한 초기 비용을 감수해야 하지만, 실패할 경우 그 손실은 고스란히 회사가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수익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텔란티스의 현실을 반영한다. 지난해 카를로스 타바레스(Carlos Tavares) 전 CEO가 사임한 후, 신임 CEO 안토니오 필로사(Antonio Filosa)는 회사의 새로운 항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2026년 초에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2021년 말까지 소프트웨어 관련 제품 및 구독을 통해 연간 200억 유로(약 27조 9000억 원)의 수익을 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그러나 레벨 3 자율주행 프로그램 보류는 이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재 스텔란티스의 뉴욕 상장 주식은 지난 12개월 동안 40% 이상 하락했으며, 월요일에는 2% 하락한 9.93달러로 마감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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